작년에 골목상권 쟁점으로 출석
재발방지·보상원칙 등 내놓을듯
국감 이후 김범수 거취 나올수도
이해진·박성하·최수연도 증인석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2021년 10월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눈을 감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2021년 10월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눈을 감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성장에 취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에 통렬히 반성한다.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기업으로서 초심으로 돌아가는 노력을 뼈를 깎는 심정으로 하겠다."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한 말이다. 지난해 여야 의원들의 강한 질타를 받으며 연신 고개를 숙였던 김 창업자가 올해도 국정감사에 출석한다.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에 따른 '카카오 먹통 사태'를 둘러싸고 커진 비난 여론을 돌려세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23일 정치권과 IT 업계에 따르면 24일 열리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에 김 창업자를 비롯해 홍은택 카카오 대표, 박성하 SK C&C 대표, 이해진 네이버 GIO(글로벌투자책임자),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한다. 이들은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와 이로 인한 서비스 마비의 책임과 재발방지 대책, 이용자 보상 원칙 등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김 창업자와 이 GIO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두 사람은 지난해 플랫폼 기업의 골목상권 침해와 독과점 문제 등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며 국감장에 출석해 고개 숙인 바 있다.

올해는 주로 카카오에 여야 의원들의 집중 질의와 '호통'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가 발생한 지 나흘 만에 서비스를 정상화했고 네이버는 이틀 만에 복구를 완료했다. 무엇보다 네이버는 서비스 일부 영역에서 이용이 불안정했던 반면 카카오는 메신저, 교통, 콘텐츠, 메일 등 전 분야에 걸쳐 서비스 장애를 빚었다.

지난 19일 남궁훈 카카오 각자대표가 대국민 사과와 함께 전격 사태를 발표했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에 이 GIO와 최 대표 등 네이버보다는 김 창업자와 홍 대표 등 카카오에 강도 높은 질타와 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창업자는 지난해 국감에서 국내 대표 IT 기업에 걸맞은 모습을 위해 쇄신·상생에 속도를 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카카오는 이번 사태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이에 김 창업자가 사태 수습을 위해 전면에 등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 카카오 제공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 카카오 제공
김 창업자는 지난 3월 카카오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으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IT 역사상 유례없는 사안인 만큼 기업 총수로서 책임 행보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카카오는 현재 공동체 내부를 통솔하고 무너진 기업 신뢰를 회복하는 한편 위기관리를 주도할 컨트롤타워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남궁 대표가 사퇴한 상황에서 기자 출신인 홍 대표 단독 체제로는 사업 전반을 관장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 창업자의 구체적인 거취는 24일 국감 이후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지난 19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김 창업자는 현재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있고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개입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면서도 "김 창업자의 입장은 24일 종합국감에서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카카오는 결집점이 없는 상황에서 김 창업자가 물러나면서 진공 상태에 놓여 있다"며 "내부에도 인물이 있는지 들여다봐야겠지만 현재로서 카카오 조직을 장악할 수 있는 역량과 비전을 가진 가장 강력한 인물은 회사를 세웠고 실질적인 경영자였던 김범수 창업자"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국감에서는 '잘못했다'로 끝이 났는데 올해는 그것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 1년 동안 카카오가 무엇을 했는지, 앞으로 또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대안을 갖고 솔직히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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