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1일 "대장동 개발 문제는 저로서는 단군 이래 최대 치적(治績)이라고 자부하는 사업이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국민의힘에게 '대장동 특검'을 제안했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추진했던 대장동 개발사업을 둘러싸고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단군 이래 최대 규모 공익 환수사업이라고 높이 평가한 것이다. 검찰이 이날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로 대선 자금 출처를 정면 겨냥한 상황에서, 특검 카드로 '사법리스크' 국면의 전환을 꾀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당 대표 회의실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 대표는 "제 입장에서는 허용할 수가 없었다"며 "국민들이 맡긴 택지 개발 이익을 왜 특정 소수가 가지냐는 제 신념 때문에 제가 공공개발을 하려고 했지만 국민의힘이 당시 시의회에 나서서 전원 일치돼서 막았다. 그래서 불가피하게 기할 수는 없어서 민간 자본을 동원하되 이익을 환수한다고 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 또 비율로 정하면 부정비리가 발생할수 있다. 비용을 부풀리던지, 이익 배분을 둘러싸고 공무원을 매수 회유한다던지 할수 있기 때문에 확정이익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이 민간개발을 주장하는 바람에 대장동 사태가 일어났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이 대표는 불법 대선자금 수수는 절대 없었다며 거듭 강조했다. 그는 "내 돈 빌려 사업하는데 사업권을 공공개발한다고 빼앗고 추가 부담금까지 물게하고 사업 협약 이외에도 추가로 1100억원이나 부과하게 한 욕 나오게 한 사람인데 왜 (나에게) 돈을 주겠냐"고 했다.
또 "남욱 변호사는 왜 갑자기 진술을 바꿨을까"라며 "12년 간 (뇌물을) 찔렀는데 씨알도 안 먹히더라고 했던 사람이 갑자기 1년 후 저를 위한 대선자금으로 돈을 줬다고 한다. 국민들께서 상식적으로 판단해주시리라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규명할 특검(특별검사)을 제안하며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수용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 대표는 "특검은 지금까지 제기된 모든 의혹들을 총망라해야 한다"며 "대장동 개발 및 화천대유 실체 규명은 물론 결과적으로 비리 세력의 종잣돈을 지켜준 대통령의 부산저축은행 수사의 문제점과 의혹, 그와 관련된 허위사실 공표 의혹에 대해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 부친의 집을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누나가 구입한 경위 같은 화천대유 자금흐름 진술이 갑자기 변경되는 과정에서 제기된 조작 수사와 허위 진술 교사 의혹도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이날 "의도적인 시간 끌기, 물타기 수사 지연에 다름이 아니다"고 이 대표의 제안을 거부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특검을 제안한 지 30분 만에 기자회견을 열고 "대장동 수사는 지난해 9월부터 본격화되었는데 당시 권력을 잡고 있던 문재인 정권의 친정권 검사들은 의도적으로 수사를 뭉개고 꼬리 자르고 변죽만 울려왔다"며 "당시 야당이었던 국민의힘은 지난해 40여 차례에 걸쳐 대장동 특검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검 통과를 위한 여야 협상, 심지어 원내대표 공개 토론까지 요구했지만 민주당은 협상 테이블에 나서지 않았고 특검 임명을 자신들이 하고, 법안도 자신들이 내놓은 것을 중심으로 하겠다는 속이 뻔히 보이는 주장만 되풀이 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민생 법안이라고 다수 의석으로 밀어붙인 법안들을 볼 때 의지가 있었다면 특검 통과는 백 번이라도 더 되고 남았을 것"이라며 "이런 저런 이유로 특검을 피하다가 이제 정권이 바뀌어서 수사가 제대로 시작하기 시작하니깐 특검 주장을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주 원내대표는 "특검은 할수록 정쟁이 심화된다는 것을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다"며 "이 대표는 특검으로 가고 정쟁을 없애서 민생에 집중하자고 하지만, 정쟁을 없애고 가장 민생에 집중하는 방법은 지금 검찰이 신속하고 엄정하게 제대로 수사를 해서 국민들에게 보고하는 길 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민주당을 동원하고 국회를 정쟁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건 해서는 안될 일"이라며 "아마 이런 리스크를 본인이 스스로 예상을 했기에 지역구를 굳이 옮겨서 불체포 특권 보장되는 의원을 하려 했고, 당대표가 되어서 당을 방탄으로 세우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확신만 국민들에게 더 심어줄 뿐"이라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특검을 준비하는 데에만 몇 달이 걸리는데 그 사이 온갖 증거인멸이 있을 수 있고 여러가지 수사를 방해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특검을 수용할 수 없다"며 "지금 검찰이 과잉수사라든지 잘못된 수사 한다면 법원이 영장제도 통해 견제하고 감독하고 있지 않나"고 말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