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세계 각국에 대한 달러 강세 현상이 지속되고 주식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반도체 가격의 하락과 경상수지 적자도 한국경제의 앞날을 어둡게 만든다. 미중 무역갈등에 따라 글로벌 무역 질서가 변화하고 있고, 자국 중심적 경제정책으로 글로벌 협력이 어려워지고 있다.
대한민국은 건국 이후 최악의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 지난 5년간의 평균 경제성장률은 2.3%에 불과하다. 2008년부터 2016년까지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3.2%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적 불황기의 평균 경제성장률보다 0.9%p 하락했다. 국가채무는 2017년 말 660조2000억원에서 2022년 1068조8000억원으로 증가하여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도 악화했다. 한국경제가 대내외적인 위험요인을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방안은 없겠는가.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한국경제는 중국 중심의 공급망 체제로 급속히 편입됐다. 우리나라는 중간재를 중국에 수출했고, 중국은 수입된 중간재를 활용해 생산 및 수출 기지의 역할을 담당했다. 이러한 공급망 체제는 지난 10년 전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반도체를 제외한 대중 수출은 2011년 1184억 달러였으나, 2021년 1127억 달러로 오히려 감소했다.
반도체만이 격차를 유지하고, 다른 분야에서는 중국은 이미 경쟁자로 변했다.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관세를 인하해 왔지만 지난 10년 평균 관세 인한 폭은 이전에 비해 대폭 감소했다. 중국의 시장개방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으며, 중국의 산업구조 고도화 과정에서 과거의 공식은 사라지고 있다.
향후 세계 경제를 선도할 수 있는 미래 산업 분야에서 한국의 위상은 초라하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2020년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인공지능(AI) 기술 수준이 100이라고 한다면, 유럽은 90, 중국은 86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81에 머물고 있다. 바이오, 디지털 분야에서도 우리의 기술력은 선도국가보다 떨어진다.
더욱이 미국은 첨단산업에서 자국 중심의 공급망을 구축하고 중국의 기술굴기를 견제하고 있다. 인플레감축법(IRA)으로 인해 첨단산업의 미국 투자가 증가하고 반사적으로 우리나라에서의 생산 확장은 제한적일 수 있다. 미국의 대중 견제가 성공해도, 그리고 중국이 대미 경쟁력을 확보해도, 한국경제의 위상은 추락한다. 우리가 미국을 선택하느냐 중국을 선택하느냐로 우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우리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서는 우리의 기술력을 개발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대외적 위험이 엄중한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경제를 정치화하고 근본적인 대응은 외면했다. 반도체에 의존하는 산업구조는 10년간 변함이 없다. 우리 기업도 외면하는 투자환경에서 외국 기업들이 우리나라에 투자할 가능성은 줄어든다. 생산성 향상은 이미 0%대에 진입했다. 앞으로 고령화가 진전되면 생산성은 더 떨어질 가능성도 크다.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은 2016~2020년 평균 1%에서 2021~2022년 0.9%로 감소했다. 생산성 하락으로 저성장이 고착되고 있다.
기업이 성장하여 대기업이 되면 수많은 규제로 성장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법인세율은 누진적으로 올라가고 국회는 경제의 역동성을 선도할 기업들의 투자 여력에 족쇄를 건다. 상생을 이유로 시장의 선택을 부정하고 규모에 따라 기업을 차별한다. 규제로 인해 특정 지역에는 대형 쇼핑몰을 개장하기 힘들다.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진취적 기업가 정신으로 충만해야 할 청년들이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 등에 주어지는 재정지원사업에 몰려간다. 반값 등록금으로 대학의 발전을 요원해진 지가 오래다. 바뀌지 않으면 한국경제는 이대로 주저앉는다.
정부는 성장을 위해 투자를 독려하고, 인재 양성에 주력해야 한다. 생산성 제고를 위해 국가혁신시스템을 효율화해야 한다. 대전환의 핵심 주체는 기업이다. 정부는 기업의 규모가 아니라 기업의 특성에 따라 맞춤형으로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해야 산업의 생태계가 살아난다. 미래를 선도할 기업에 자금이 투자되고, 인재가 힘차게 뛰는 경제를 만들어야 한다. 한국경제가 살아나갈 길은 산업의 대전환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