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물가에 금리 상승으로 부동산·주식 등 자산 가격까지 하락하면서 일시적으로 회복된 민간소비가 다시 둔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특히 글로벌 경기 둔화 및 금리 상승 속도가 빨라질 경우 민간소비 회복세에 하방 압력이 커질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은 20일 '향후 재화, 서비스, 해외소비의 회복경로 점검'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방역 조치가 해제된 지난 4월 이후 대면 서비스 소비를 중심으로 민간소비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2분기 기준으로 코로나 이전 추세 대비 96% 수준에 그쳐 완전히 회복하지는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재화 소비는 코로나 이전 추세 수준에 근접했고, 서비스 소비는 98% 수준이었다. 해외 소비는 출입국 방역조치 완화 등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과거 추세의 28% 수준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최근 임금 상승 속도 둔화 등으로 실질구매력 증가세가 약화되고 있고, 부동산 등 자산가격 하락으로 인한 역(逆) 자산효과가 발생, 향후 소비 회복을 제약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축적된 초과저축 중 일부가 소비재원으로 활용되면서 소득 충격을 완화할 가능성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초과저축 규모는 2021년 기준 민간소비의 약 10% 규모로 추정됐다.
금리 상승 및 소비심리 부진은 선택적 소비의 성격이 강한 내구재 등 재화 소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됐다. 서비스 소비 역시 그동안의 회복세를 이끌었던 펜트업 수요(보복·지연 수요)가 점차 해소되면서 회복 속도가 둔화할 것이란 설명이다.
반면 해외 소비는 최근 각국의 입국규제 완화, 항공사의 국제선 증편 등으로 회복세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향후 민간소비는 펜트업 효과에 힘입어 해외 소비가 크게 확대되겠지만 재화 소비는 부진하고 서비스 소비의 회복 흐름도 약화하면서 점차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향후 글로벌 경기 둔화, 금리 상승 속도 및 폭에 따라 민간소비 회복경로에 하방 압력이 더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50bp(1bp=0.01%포인트) 상승해 연 3.00%가 되면 이자수지는 4000억∼3조2000억원 줄어들어 민간소비 증가율을 0.01∼0.06%포인트(p) 둔화시킨다.기준금리가 100bp 오를 경우 줄어드는 가계의 이자수지는 8000억∼6조3000억원, 민간소비 증가율 감소폭은 0.02∼0.13%p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문혜현기자 moon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