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조금 더 심도있는 논의 당부"
과잉물량 폐기·재정낭비 등 우려
부의땐 민주당 단독처리 어려워
與 "文정부도 반대 의견" 힘싣기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현안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현안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0일 더불어민주당이 전날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강행 처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농민들에게 도움이 안 된다"며 "국회에서 조금 더 심도 있는 논의를 해주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의석을 앞세워 법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하더라도 거부권을 행사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야당에서 소위 비용 추계도 없이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통과시켰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민주당은 19일 국회 농해수위에서 국민의힘 반대 속에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했다.

윤 대통령은 "수요를 초과하는 공급 물량으로 인해 농민들이 애써 농사지은 쌀값이 폭락 하는 일이 없도록 정부도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쌀 경매를 실시했다"며 "그렇지만 이것은 정부의 재량사항으로 맡겨놔야 수요·공급의 격차를 점점 줄여가면서 우리 재정과 농산물의 낭비를 막을 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의 쌀)매입을 의무화하게 되면 그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과잉 공급 물량을 결국은 폐기를 해야 한다. 농업 재정의 낭비가 심각해질 것"이라며 "오히려 그런 돈으로 농촌의 개발을 위해서 써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반대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민주당이 설령 힘으로 법안을 국회 법사위와 본회의에서 통과시킨다고 해도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음을 내비치며 개정안에 대한 합리적인 절충안을 마련하라고 압박한 것이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대통령은 국회에서 통과한 법안에 대해 거부할지 여부만 결정할 수 있고 일부를 수정해 재의를 요구할 수 없다. 윤 대통령이 '국회와 심도 있는 논의'를 당부한 것도 이를 염두에 뒀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 거부권으로 국회로 부의된 개정안을 민주당이 강행처리 하려 해도 재의 강행 요건이 '과반 출석과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어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전원(110명) 출석해 자리를 채울 경우 단독처리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여야는 이날도 개정안을 둘러싼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도 국회 농해수위에서 치열한 설전이 벌어졌다. 윤재갑 민주당 의원은 "국정감사 현장에서 청춘을 바치고 귀향해 농민의 피폐해진 삶과 현장을 보면서 저도 양곡관리법을 대표 발의했다"면서 "그런데 이것을 공산화 법이라고 하면 저도 공산주의자인가"라고 말했다.

최춘식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기재부가 금년 4월 농림부에 보낸 문건에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농림부에 수용이 곤란하다는 입장이 담겨있다"며 "문재인 정부 기재부에서도 부정적 의견이었고, 농림부도 우려되기 때문에 기재부 의견을 들었던 것"라고 맞받았다.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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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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