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공무원 피격 중간감사 공방 국힘 "文 '3시간의 진실' 밝혀야" 민주 "한미일 군사동맹 찬동 우려"
최재해 감사원장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 건물로 출근하고 있다. 감사원은 13일 문재인 정부 당시 핵심 안보라인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왜곡한 것으로 판단하고 관련자들을 검찰로 넘겼다. 감사원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지난 57일 동안 감사를 벌인 결과 당시 5개 기관에 소속된 총 20명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연합뉴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월북 조작'과 '친일'을 고리로 난타전을 벌이면서 때아닌 '색깔론'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근 감사원이 내놓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중간 감사 결과를 두고 "문재인 정부의 월북 조작 게이트"라며 민주당을 향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은 한미일 연합 훈련을 '극단적 친일 행위'로 규정하고 수일째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을 맹공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전통적 지지층인 보수층을 결집하기 위해, 민주당은 중도층의 호소력을 얻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16일 논평을 통해 "감사원 감사에 의해 서해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된 조작과 월북몰이의 진실이 밝혀지고 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앞서 13일 2020년 9월 문재인 정부가 해당 사건과 관련한 첩보 보고서를 무단 삭제했다는 취지의 감사결과를 내놓았다. 당시 정부가 또 부정확한 사실을 근거로 고(故) 이대준 씨의 '자진월북'을 속단했다는 취지의 판단도 공개했다.
장 대변인은 이어 "문재인 전 대통령이 덮고 있는 '3시간의 진실'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며 "우리 국민이 북한군에 의해 사살되고 시신이 불에 태워지는 3시간 동안 대통령은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청와대도 국방부도 해경도 구조를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검찰에 요청한다"며 "문 전 대통령이 국민의 생명과 명예를 북한에 넘겨주고 무엇을 얻고자 한 것인지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감사원장을 지낸 최재형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최 의원은 "이 씨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된 사실을 인지하고 문 전 대통령에게 서면 보고한 이후 이 씨가 피살돼 시신이 소각될 때까지 3시간 동안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허위의 사실을 근거로 자진월북으로 몰고 간 정황이 비교적 자세히 나와 있다"고 썼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2020년 해수부 공무원 피살 사건 당시 '월북'이라는 정해진 결론을 위해 군과 국정원 첩보 자료 106건이 삭제, 은폐됐다"며 "사건의 이름은 '문재인 정부의 월북 조작 게이트'"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의 이같은 공세는 북한에 민감한 보수층을 결집해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민주당에 '종북 프레임'을 다시 입히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한미일 연합훈련을 방어하는 국민의힘을 겨냥해 '친일'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7일 한미일 연합훈련을 '친일국방'이라 비판한 데 이어 "욱일기가 한반도에 걸릴 수도 있다"(10일), "좌시할 수 없는 안보 자해"(11일)이라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당 긴급안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을 겨냥해 "해방 이후 친일파와 다름없다"고 직격했다.
민주당은 한국 정부가 동해에서 일본 자위대가 해상훈련을 하도록 허용한 것은 초유의 사태라고 거듭 주장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러다가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고 자위대를 일본 해군으로 명명한 미국 국방부의 행태를 용인하고 나아가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위한 평화헌법 개정과 한·미·일 군사동맹까지 찬동한 것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연이은 친일 공세에 노림수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본 자위대의 정식 군대 불인정과 독도 영유권 문제는 중도층에 호소력을 얻을 수 있는 주제라는 것이다.
역대 민주당 진영에서 친일 프레임은 보수 우파 정권을 공격하는 데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돼왔고, 지지율 상승에 영향을 끼쳤다.
문재인 정부 시기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 판결 후 일본의 무역 보복에 문 전 대통령이 극일(克日)을 내세우며 버텼을 때도 국민 여론은 잘 대응한다는 쪽이 높았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지난 2006년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천명한 '특별담화문'을 발표했을 때 지지율 상승효과를 거뒀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번 친일 공세는 일종의 민주당이 가진 역사적 산물이라 볼 수도 있다"며 "정치적인 공세는 목적과 이득없이 이뤄지진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