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장시간의 카카오톡 등 '서비스 먹통' 사태에 화들짝 놀란 정치권이 카카오 경영진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소환키로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대표급 실무진을 증인 채택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더불어민주당은 연루 기업체의 '오너'를 부르자고 주장하고 있어 이견을 빚고 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야는 오는 24일 과방위 종합감사 일주일 전인 17일까지 국감 증인 추가 신청을 마쳐야 한다. 여야는 16시간 이상 메신저·포털·계열사 서비스 먹통 사태를 유발한 카카오, 화재가 난 데이터센터 관리 책임이 있는 SK C&C, 데이터센터 내 일부 서버가 입주해 서비스 부분장애가 발생한 네이버 경영진에 대해 증인 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국민의힘에선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 박성하 SK C&C 대표 등 실무 대표들을 불러야 한다는 의견이나 민주당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최태원 SK 회장 등 오너를 불러 '대국민 사과'를 하도록 해야 한다고 맞섰다.
민주당 소속인 정청래 과방위원장은 김 의장을 소환하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 위원장은 "김 의장 등을 포함해 이번 사태와 관련된 증인들을 17일 바로 발의할 예정"이라고 공언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맞불'로 네이버 총수인 이해진 GIO(글로벌투자책임자)을 소환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증인 채택을 확정지을 17일 전체회의까지 '오너 소환' 논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추가 증인 확정에 앞서 여야 과방위원들은 이날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현장 답사에 이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카카오, 네이버 등 관계자들을 만나 보고를 받는 등 사태 파악에 주력했다. 대국민 보상 대책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카카오, 네이버 등의 디지털 부가 서비스 중단으로 국민께서 겪고 계신 불편과 피해에 대해 무겁게 느끼고 있다"며 "카카오 등이 책임 있고 신속한 서비스 복구를 하도록 정부 부처도 노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또 "정확한 원인 파악은 물론 트윈 데이터센터 설치 등을 포함한 사고 예방 방안과 사고 발생 시 보고·조치제도 마련돼야 한다"며 이종호 과기부 장관 주재로 격상된 상황실 운영을 주문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브리핑에서 "네트워크망 교란은 민생에 상당한 피해 줄 뿐 아니라 유사시 국가 안보에도 치명적 문제를 야기한다"며 "민생과 동시에 국가 안보와도 직결된 사안인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인식을 윤 대통령의 당부로 알리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의원들이 16일 오후 카카오 등 데이터 관리 시설이 입주한 경기 성남시 SK 판교캠퍼스의 전기실 등 화재 현장을 둘러본 뒤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이곳에선 전날(15일) 발생한 화재로 서버 서비스 전원이 차단되면서 카카오·다음과 네이버 서비스가 크고 작은 장애를 일으켰다. 왼쪽부터 허은아, 박성중(이상 국민의힘), 정청래, 조경태, 조승래, 윤영찬(이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