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송(北宋)의 조령치가 지은 '후청록(侯鯖錄)'에 전한다. 중국 송나라 때 최고의 문장가인 소동파(蘇東坡)와 관련한 일화에서 유래했다. 소동파가 해남(海南) 창화(昌化)에서 유배생활을 할 때인데, 어느 날 큰 표주박을 메고 노래를 흥얼거리며 산책을 하다가 한 노파를 만났다. 노파는 소동파를 보더니 "지난날의 부귀영화는 그저 한바탕의 꿈에 지나지 않는 구나"라고 했다. 대문장가가 초라한 모습으로 시골길을 걷고 있는 것을 보고 안타까워한 것이다. 소동파는 이후 관직에 복귀하긴 했지만 일생의 대부분을 유배생활로 각지를 전전하며 고단한 삶을 살아야 했다. 그의 주옥같은 시와 산문은 화려했지만, 세속의 풍요를 좇는데도 열심이었던 소동파는 끝내 외딴 지역에서 병에 걸려 병사했다. 노파의 말이 크게 틀린 것은 아니었다.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지난 30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어가고 있다. 12일 두 발의 순항미사일을 포함해 올해에만 북한은 다양한 탄종의 미사일을 모두 26차례에 걸쳐 발사했다. 최근에는 남한에 절대적 열세인 공군력까지 동원해 폭격 훈련도 했다. 금명간 7차 핵실험을 할 것이라는 징후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 비핵화는 이제 완전히 물 건너갔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동안 북한은 핵협상에서 기만전술로 일관했다. 이미 핵무기 수십 개를 보유했다고 보는 것은 맞다. 그런데도 우리 역대 정부는 비핵화를 대북 최대 정책목표로 삼아왔다. 심지어 문재인 정부는 북 비핵화를 위해서는 평화를 정착시켜야 한다며 대대적 경제지원에 골몰했다.
북 비핵화를 목표로 한 그간의 한국과 미국의 대북 대화와 설득 노력은 한바탕 봄날의 꿈으로 끝나가고 있다. 일장춘몽이라는 것이다. 무엇에 홀린 듯 정신이 혼미한 상태를 미몽(迷夢)이라고 한다. 이제 북한 비핵화 실현이라는 일장춘몽과 미몽에서 깨어나 냉철한 현실 인식하에 대응 전략을 짜야 한다. 핵은 핵으로만 막을 수 있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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