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새서 진행되는 만큼 편한 복장에 개인 모니터와 장비를 펼쳐놓는 참가자들이 눈에 띄었다. 오전 10시가 되자 미션 주제로 '헬스케어 영상 데이터 기반 유방암 질병 진단'이 제시됐다. 순간 참가자들이 짧은 탄식에 이어 웅성거리다 이내 진지하게 머리를 맞댔다.
KT가 내부 조직원을 대상으로 개최한 AI 해커톤 'AI 플레이 2022' 본선에는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 등 직급과 부서를 가리지 않고 참가자들이 몰렸다. 참가자들은 이날 본선에 앞서 지난달 30일까지 예선을 치렀다.
대회를 총괄한 정찬호 KT IT전략기획담당(상무)은 "해커톤은 회사 내부의 당면 과제를 해결하고 사업에 도움을 받고자 출발했다"며 "임직원들은 해커톤을 준비하고 공부하는 과정에서 실력이 향상되는 경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ABC(AI·빅데이터·클라우드)를 바탕으로 한 '디지코' 도약을 꾀하는 KT는 특히 적극적이다. 실무 능력을 검증하고, 회사에서 고민하는 과제들을 문제로 내걸어 직원들의 역량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영상 데이터 기반 관련 미션을 제시한 것은 '텔코'에서 벗어나 DX(디지털전환) 사업을 확장하려는 KT그룹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대회에서는 모바일, 인터넷 가입자 해지 방지 문제나 IPTV 콘텐츠 추천 취향 분석, 미납 통신비 수납 예측 등 텔코 사업 관련 문제가 주를 이뤘었다.
이번 해커톤은 코로나19 이후 처음 오프라인으로 열린 가운데 117개 팀, 337명이 참여해 역대 가장 많은 참가자가 지원했다. 초기에는 기술 부서 비중이 높았지만, 올해는 AI의 저변이 넓어지면서 그룹사 직원들이 많아진 것이 특징이다. 그룹사(22.8%), 광역본부(22%), 사업부서(22.8%)로 비슷한 비중이었다. 예선 통과자 중에는 2030 젊은 세대가 많았지만, 신입사원과 함께 팀을 짠 부장·팀장급 직원들도 눈에 띄었다. 부산, 충청도에서 서울까지 올라온 직원들도 있었다. 특히 치열한 예선을 뚫고 본선에 오른 팀 중에서는 KT가 운영하는 디지털 인재 양성 프로그램인 'KT 에이블스쿨' 출신들이 돋보였다.
채용 연계를 통해 KT에 입사한 에이블스쿨 수료생은 지난 5월 입사한 신입사원이지만, 뛰어난 실력으로 본선 진출의 기회를 얻었다.
예선전에서 1위를 한 팀에 속한 조영래 사원은 "팀원들과 서로 다른 부서에 있지만 에이블스쿨에서 만난 인연으로 팀을 꾸렸다"며 "실력을 객관적으로 평가 받을 수 있는 이번 행사에서 능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KT의 AI 플랫폼인 'AIDU' 내에서만 데이터 다운로드를 하고 AI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데이터 사용 형평성과 외부유출 방지를 위해서다. 심사는 어떻게 문제를 접근하고 푸는지를 중점적으로 본다.
새로운 시도를 할수록 참신성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KT는 20개 팀의 최종 본선대회를 거쳐 대상 1팀, 최우수상 1팀, 우수상 3팀을 뽑아 시상한다.
정 상무는 "AI 데이터를 잘 가공하고 분석하는 것은 난제 중 난제"라며 "해커톤 대회가 디지코 KT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사진=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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