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연말금리' 연 4.5% 전망 한·미 격차 줄이려면 인상 불가피 원·달러 환율 방어차원 필요 조치 금리인상으로 물가상승 1%P 낮춰
한국은행이 12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 스텝'을 결정하면서 연내 추가로 '빅 스텝'을 밟을지 주목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1월과 12월 두 차례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어서 11월 한 차례 금통위만 남은 한은은 한·미 금리 격차와 미국 물가상승률(CPI), 원·달러 환율 등 지표를 보고 인상폭을 결정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창용 한은 총재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연말 기준금리를 시장에선 연 3.50%로 예상하는데 합리적인지에 대해 묻는 질문에 "다수의 금통위원이 말씀하신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견해를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혀 현 여건이 지속된다면 11월에도 '빅 스텝'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미 FOMC·물가가 관건"= 한은의 금리 인상 기조는 내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 유가 상승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당장 해소되기 어렵고, 미국이 연이은 '자이언트 스텝'(한꺼번에 0.75%포인트 인상) 등으로 한국과 기준금리 격차를 벌리면 한은도 금리를 추가로 올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제·금융 전문가들은 올해 말 기준금리가 연 3.25∼3.50% 수준이 될 것이며, 내년에도 상반기까지는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그동안 물가 전망치를 큰 폭 상향 조정하며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11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물가 전망 상향 조정을 시사하지 않으면서도 '상방 리스크'를 근거로 '빅 스텝'을 결정했다"며 "결국 이번 '빅 스텝'은 9월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터미널 레이트'(금리인상기 최종 금리)가 연 4.5% 수준으로 상향 조정한 데 따른 '강제된' 인상이었던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1월 금통위에서도 FOMC,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추가 빅 스텝 가능성이 있다"며 "다수 금통위원이 연 3.5% 수준의 최종 금리를 고려하고 있어 내년 1분기까지 기준금리 연 3.75%가 오르고, 대내외 사정에 따라 연 3.50%에 그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도 "11월 '빅 스텝'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5%대의 높은 물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 또한 소비자물가 하락 속도가 빠르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결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전했다.
반면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인상 경로와 국내 물가 경로라는 두가지가 중요하다"며 "한은이 연내 추가 '빅 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이번 한은의 '빅 스텝'에도 여전히 한국(연 3.00%)과 미국(연 3.00∼3.25%)의 금리차는 미국 상단이 0.25%포인트 더 높다. 11월 초 연준이 다시 네 번째 '자이언트 스텝'에 나서면 두 나라의 금리 차이는 1.00%포인트로 커진다. 이어 11월 말 금통위가 또 0.25%포인트만 올릴 경우, 연준이 12월 최소 '빅 스텝'만 결정해도 격차는 1.25%포인트에 이르게 된다. 이렇게 되면 외국자본이 유출되고 원·달러 환율은 뛰게 된다.
한은은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가계와 기업 차주의 이자부담이 12조원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경제 성장률은 0.1%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우리 경제 성장률이 2%를 하회할 가능성을 묻자 이 총재는 "11월에 (한은의) 새 전망치 나오는데 데이터를 봐야 한다"면서 "기준금리가 0.50%포인트 올랐으니 대외여건과 금리 인상 효과로 성장률이 내려갈 것으로 보이지만 2% 밑으로 떨어질지는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이 총재는 이와 함께 지난해 8월부터 금리를 2.5%포인트 올린 것이 물가상승률을 1%포인트 낮출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