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시장 활성화를 위한 '녹색프리미엄 사업' 재원이 689억원 모였지만 이 중 사용된 금액은 32억원에 그쳐 무늬뿐인 제도라는 지적이 나왔다.
해당 사업은 2050년까지 사용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캠페인 'RE100' 이행 방안 중 하나로, 전력 선택권이 없는 소비자가 매년 2회 입찰을 통해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재생에너지 전력을 구입한 것으로 인정하는 제도다.
3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노용호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2021년부터 시작된 녹색 프리미엄 사업은 올해까지 총 4번의 입찰을 통해 재원 689억원이 마련됐다.
기간별로는 지난해 상반기 124억원, 하반기 23억원이 각각 모였다. 올해 상반기에는 참여 기업수가 75개로 급증해 440억원이 추가됐으며 하반기에는 102억원이 마련됐다.
이 중 직접적으로 재생에너지 사업에 사용된 금액은 태양광 설치 지원사업에 투입된 32억원에 그쳤다. 당초 산업통상자원부는 녹색프리미엄 재원을 전기사용자가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직접 구매할 수있는 망 이용요금 지원, RE100 참여 기업의 중소 협력사 지원 등을 계획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조성한 542억원 사용처도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노 의원은 "전력시장 구조상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골라 사용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전력공사가 기업 및 공공기관에 재생에너지 사용 확인서를 발급하고 있다"며 "사용 목적이 불명확한 상황에서 기업과 공공기관들의 돈만 쌓아 놓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공공기관은 689억원 중 총 5억520만원의 물량을 입찰 받았다. 기업 별로는 농협은행이 1억 80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가스공사 6700만원, 한전 4000만원, 한국환경공단 2500만원, 한국남부발전 2200만원 등 순이다. 이 중 가스공사, 한전 등은 최근 적자를 겪으며 긴축 경영에 돌입한 기업이다.
노 의원은 "실제 재생에너지 사용과 전혀 무관하지만 매년 2회 입찰을 통해 RE100 이행 실적을 인정받고 있는 것"이라며 "실체 없는 녹색프리미엄 제도를 폐기 또는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