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인치 폴더블 OLED 패널이 적용된 레노버의 씽크패드 X1 폴드 2세대 제품. <레노버 제공>
가격 하락과 수요 부진, 그리고 중국 후발주자들의 추격이라는 3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디스플레이업계가 TV 대신 IT기기와 자동차 등 중·소형으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TV 등 기존 수요처의 시장 성장폭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응용처를 확대해 신시장을 생성한다는 전략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최근 모니터와 노트북, 태블릿 등 IT 기기를 중심으로 중·소형 OLED 패널 적용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두 회사는 모바일용 소형 패널에서부터 TV용 대형 패널까지 전 분야에서 OLED를 생산하고 있으나, 각각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다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비롯해 전 세계 스마트폰용 OLED 패널의 70% 이상을 점유하며 소형 패널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면, LG디스플레이는 글로벌 OLED TV 패널의 약 90%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
다만 최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오고, 인플레이션 우려로 전 세계 TV 수요 심리도 대폭 하락하는 등 양쪽 모두 성장세가 한계에 부딪힌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대규모 지원을 뒤에 입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LCD(액정표시장치)에 이어 OLED까지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며 빠른 속도로 국내 업체들을 추격하고 있다.
이에 두 회사는 그간 상대적으로 OLED 디스플레이 채택이 적었던 스마트폰 외 IT용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최근 들어 게이밍용 제품에 대한 수요가 상승하면서 OLED를 적용한 모니터·노트북 등의 등장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 이와 관련,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는 올해 2분기 10인치 이상 중대형 OLED 디스플레이 시장이 15억7000만 달러 규모로 전분기 대비 22.9%,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 중에서도 노트북용 OLED는 지난 1분기 114만대에서 2분기에는 218만대 출하하면서 애플리케이션 중 출하량 증가폭이 가장 컸다.
최근에는 외산 노트북 업계를 중심으로 OLED 패널의 폴더블 특성을 앞세운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에이수스는 17인치 폴더블 노트북 '젠북 17 폴드 OLED'를 최근 출시했다. 레노버도 이달 초 접으면 12인치, 제품을 펼쳤을 때는 16.3인치 디스플레이를 활용할 수 있는 폴더블 PC '씽크패드 X1 폴드' 2세대 제품을 소개했다.
대형 OLED 패널에서 다양한 인치대 패널 생산력을 보유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보다 세분화된 중형 패널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연내를 목표로 20인치대 휴대기기용 OLED 패널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폴더블 제품력을 인정받은 삼성디스플레이는 중대형에서는 더 새로운 폼팩터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인텔의 신제품 공개 행사 '인텔 이노베이션 2022'에 최주선 사장이 직접 등장, 접는 것이 아니라 패널을 잡아 늘리는 '슬라이더블' 패널을 선보인 바 있다. 전혜인기자 hy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