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리튬과 양해각서 체결
광산 2개 매장량 50만t 추정
美IRA 대응… 공급망 다각화
LG엔솔, 캐나다 기업과 협약

류진숙(오른쪽 세번째) SK온 전략담당과 론 미첼(오른쪽 네번째) 글로벌 리튬 매니징 디렉터가 지난 28일 호주 퍼스시에서 리튬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양해 각서를 체결하고 있는 모습. <SK온>
류진숙(오른쪽 세번째) SK온 전략담당과 론 미첼(오른쪽 네번째) 글로벌 리튬 매니징 디렉터가 지난 28일 호주 퍼스시에서 리튬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양해 각서를 체결하고 있는 모습. <SK온>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등 국내 주요 배터리 업체들이 미국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으로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서 빠질 위기에 처하자 '탈 중국'을 위해 전 세계를 샅샅이 수색하고 있다.

29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SK온은 호주에 있는 '글로벌 리튬'사로부터 리튬을 공급받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현재 글로벌 리튬사는 호주 내 2개 광산에서 대규모 리튬 정광 개발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 광산들의 리튬 매장량은 총 50만톤으로 추정된다.

시장조사업체 S&P글로벌플래츠에 따르면 세계 리튬 수요는 2021년 50만톤에서 2030년 200만톤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SK온은 글로벌 리튬사가 소유·개발 중인 광산에서 생산되는 리튬 정광을 장기 공급받고, 이후 생산 프로젝트 상황에 따라 지분도 매입할 예정이다. SK온은 중국 외에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고 아울러 향후 지분투자 수익도 노린다는 전략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지난 23일 캐나다 광물업체 3곳과 원재료 공급에 대한 업무협약을 각각 체결했다. 일렉트라와는 내년부터 3년간 황산코발트 7000톤을, 아발론과는 2025년부터 5년간 수산화리튬 5만5000톤을 공급받기로 했다. 스노우레이크와는 수산화리튬 20만톤을 10년 장기로 받기로 했다.

배터리 기업들이 연이어 원소재 공급망 강화에 자체적으로 나선 것은 미국 정부가 IRA를 시행함에 따라 중국 외의 국가에서 원자재를 공급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IRA에 따르면 전기차용 배터리가 보조금 지급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들어가는 광물 가운데 북미를 포함한 FTA(자유무역협정) 체결국에서 생산한 비중을 내년에 40% 이상으로 맞춰야 하고, 오는 2027년에는 80%까지 늘려야 한다.

SK온이 협약을 체결한 글로벌 리튬사는 호주 기업이다. 호주는 세계 최대 리튬 생산국이자 니켈, 코발트 등 다른 배터리 핵심 광물의 주요 생산국인 데다 IRA를 발효한 미국과도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한 국가여서 보조금 대상에 해당한다.

LG에너지솔루션이 협약을 맺은 캐나다 기업들도 중국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국가다. 캐나다는 미국 전기차 보조금 지급 조건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협정 회원국이여서 IRA의 혜택을 직접적으로 받는 국가 중 하나다.

업계에서는 오는 11월 미국의 중간선거 이후 미국 행정당국이 시행령 개정으로 한국기업에 불리한 조항을 조정할 수 있지만, 한국의 요구만큼 획기적으로 개정될 여지도 적다고 보고 있다. 우리 정부가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통상방침에는 변함이 없는 만큼, 기업들은 정부에 기대기보다는 자체적으로 북미 지역 내 공급망을 빠르게 선점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

일명 '하얀 석유'인 리튬은 배터리 양극재의 필수 원재료인데 채굴과 정제가 쉽지 않아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해 9월 톤당 2만 달러 수준인 리튬은 불과 1년만인 이달 7만 달러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국내는 전량을 해외에 의존 중인데 중국 의존도는 올해 1~7월 기준 64%로 집계됐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미국 우선주의 기조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여 협약을 통해 다양한 국가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배터리 소재기업들과도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는데, IRA 보조금 조건을 빠르게 맞춰야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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