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외환시장에 본격 개입 시작 정부·한은, 5조 긴급 국채 바이백 정부가 금융시장과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본격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했다. 미국발 기준금리 인상 및 '킹달러(달러 강세)'에 따른 증시 하락과 금리 급등, 원화 가치 급락(원·달러 환율 급등) 방어에 전방위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8일 금융감독원과 함께 금융시장 합동점검회의를 개최, 주식시장 등 금융시장 현황을 재점검하고 대응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 재가동 등 금융시장 변동성 완화조치를 적기에 실행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안펀드는 증시 안정화를 위해 증권사·은행 등 금융회사와 유관기관들이 공동으로 마련하는 기금이다.
이윤수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시장 상황에 따라 증안펀드를 투입할 수 있도록 준비하기 위한 검토에 착수했다"면서 "이를 위해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증권금융, 금융투자협회 등 유관기관과 몇차례 실무회의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증안펀드는 지난 1990년 이후 모두 네차례 조성됐다.
1990년·2003년·2008년 세차례는 실제 증시에서 주식을 매입했으며, 2020년은 조성만 하고 시장 개입은 이뤄지지 않았다. 가장 최근은 2020년 3월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당시로, 코스피지수가 1400포인트 수준까지 급락했을때 10조7000억원 규모로 조성된 바 있다. 5대 금융지주와 18개 금융사 및 한국증권금융, 한국거래소 등이 기금 조성에 참여했다. 하지만 증시가 'V자 반등'을 그리면서 2000선을 단기간 내 회복하고 이후 3300선까지 올라서면서 증시 투입은 되지 않았다.
이날 김 부위원장은 금리 급등으로 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고 있는 기업 지원을 위해 "산업은행·기업은행·신용보증기금의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여력을 활용해 저신용기업을 중심으로 회사채·CP 발행물량을 최대한 신속히 매입할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추가적인 시장 안정조치의 필요성과 조치여부 등에 대해서도 관계기관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시장상황을 면밀히 분석하면서 검토하고 준비해 줄 것"을 주문했다.
방기선 기재부 1차관도 이날 한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과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관계기관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시장 대응에 만전을 다해달라"며 "필요하면 주식·회사채시장 불안심리 완화를 위한 시장변동 완화조치도 적극 검토해달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와 한국은행은 국채 시장에서 5조원 규모의 '긴급 국채 바이백'을 실시키로 했다.
정부(기획재정부)가 2조원, 한은이 3조원을 투입한다. '바이 백(buy back)'은 정부가 발행한 국채를 다시 사들여 채권을 조기에 상환하는 것이다. 국채를 사들이면 국채 수요가 늘어나고 시중의 국채물량은 줄어 국채 가격이 오르고, 금리는 하락하는 효과가 난다. 국채금리는 시중금리의 기준으로 작용하는 까닭에 국채금리 하락은 시중금리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와 한은의 이번 조치는 세계적인 통화긴축 가속화 우려로 금리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국채를 사들여 채권금리 급등 상황을 진정시키려는 의도다.
정부는 또 아시아에서 제2 외환위기 발생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과 관련, 환율 급등 저지를 위해 구두개입에 이어 실제 시장 개입에도 나서고 있다. 보유 외환을 시장에 매각하면서 환율을 끌어내리는 것이다. 외환보유액이 최근 급감한 것도 외환시장 개입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강길홍·김동준기자 blaams@dt.co.kr
2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룽 화면에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