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달 중순(11~19일) 서울 가락시장 기준 배추(상품) 1포기 도매가격이 9000원에 육박하는 8992원까지 올랐다. 사진은 20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진열된 배추.<연합뉴스>
배춧값이 금값이다. 추석 연휴 이후 가격이 꺾인 대다수 농산물과는 반대로 배춧값은 나홀로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한 포기당 9000원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오른 배춧값에 김장철을 맞이해야 하는 서민들의 시름도 깊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총 3000t을 내달 초까지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지만, 추석 전후로 1만t 이상 물량을 풀었음에도 잡히지 않던 배춧값이 이번 대책으로 안정될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2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달 11~19일 배추 도매가격(가락시장 기준)은 포기당 8992원으로 나타났다. 작년 중순 4588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95% 넘게 폭등한 가격이다. 이달 상순(7009원)보다도 28.3% 뛰었다. 배춧값이 가파르게 오른 것은 폭염·장마 등 기상여건 악화로 인한 작황 부진 때문이다. 김원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 원예실장은 "여러 방법으로 비교해본 결과 (배추) 작황은 (평년보다) 약 5% 부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작황이 좋았던 작년과 비교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도매가가 급등하자 소매가도 영향을 받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 자료를 보면 이날 배추 한 포기 소매가는 상(上)품 기준으로 1년 전(5683원)보다 71% 오른 9738원을 가리켰다. 중품에 해당하는 배춧값(9100원) 역시 불과 한 달 전(5806원)보다 56.7% 급등해 있다.
앞서 정부는 추석을 앞둔 시점에 수급안정을 목표로 배추 1만t을 시장에 공급한 데 이어 추석 이후로도 1300t을 추가로 풀었다. 그러나 배춧값은 내리기는커녕 더 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직접 나서 "채소류 등 농산물 수급관리에 전방위 노력을 하겠다"고 언급한 배경이다.
일단 정부는 배춧값이 조만간 하락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예상을 내놨다. 추석 이후 공급분에 더해 내달 초까지 3000t을 시장에 풀어 가격안정을 꾀할 방침이다. 수출김치용 배추의 경우도 수입물량 1000t을 김치업체 측에 공급했다. 수출김치용 배추를 수입산으로 공급하면 같은 물량의 국산 배추가 시장에 풀리는 효과가 난다. 김종구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배추 가격은 아마 이번 주가 가장 비싸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한다"며 "내주부터 조금씩 하락해 내달 상순부터 상당 수준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내달 중 '김장채소 수급안정 대책'도 발표할 예정이다. 김 정책관은 "대책에는 배추와 무뿐 아니라 주요 양념류 채소를 포함한 여러 농산물과 젓갈류 등에 대한 내용까지도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배추를 제외한 채소류값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상추, 양배추, 시금치, 깻잎, 대파는 이달 중순 도매가가 평년보다 낮아졌다. 사과, 배, 포도, 오이, 애호박, 가지, 토마토도 평년보다 내렸다. 무, 양파, 대파, 상추, 깻잎, 시금치는 이달 상순에 비해 값이 떨어졌다. 일조량 부족으로 당근 가격(20kg, 6만3384원)이 상순보다 5.4% 올랐으나, 향후 생육이 지연된 물량이 출하되면 가격도 하락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