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로 난치성 질환 진단 AI로 신약·우주쓰레기 포획 등 과기정통부 첨단실험실 구축 추진
오태석(가운데) 과기정통부 차관이 20일 오후 대전 KAIST 첨단제조지능혁신센터를 방문해 컴퓨터 비전과 머신러닝을 활용해 제조장비의 실시간 상태를 진단하고 공정을 최적화하는 기술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과기정통부 제공
#백민경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미국 워싱턴대 박사후연구원 시절, 단백질 구조 해독을 위한 AI(인공지능) 플랫폼 '로제타폴드'를 개발했다. 이 플랫폼은 최장 수십 년 걸리던 단백질 구조 해독 시간을 수 분 내로 획기적으로 줄여 단백질 분야의 기술난제 해결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복잡하고 예측하기 힘든 단백질 구조를 빠른 시간 내에 파악하면 신약개발 비용과 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 같은 혁신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가 '올해의 혁신연구'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처럼 최근 들어 R&D(연구개발)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연구가 확산되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난치질환 진단, 신소재 개발, 기후변화 예측 등 과학적 난제를 디지털 융합연구로 해결하기 위한 투자에 나선다. AI, 빅데이터, 디지털트윈 등 첨단 디지털 기술을 R&D 현장에 적용해 연구 효율성을 높이고 획기적인 결과물을 얻겠다는 전략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일 디지털 융합연구 선도 프로젝트와 첨단 스마트 실험실 구축을 골자로 한 '연구개발 디지털화 촉진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방안은 △첨단기술·디지털 융합연구 활성화 △연구데이터 수집·활용체계 고도화 △디지털 전환 연구기반 조성 등 3대 추진 전략과 10대 세부과제로 추진된다.
우선 △빅데이터를 활용한 난치성 암·대사질환·치매 등 난치질환 예측·진단기술 △AI 플랫폼을 통한 신약 후보물질 6개 발굴 △디지털 트윈·AI 기반의 우주 쓰레기 포획기술 개발 등 9개 분야의 디지털 융합연구 선도 프로젝트에 2027년까지 2000억원을 투입한다.
실험실에 AI 로봇과 CPS(가상물리시스템) 등 첨단기술을 적용해 R&D 과정의 디지털화도 지원한다. 이를 위해 로봇기반 스마트 소재연구실, 바이오 파운드리 스마트연구실, 디지털 트윈 반도체 원격 실험실 등 스마트 실험실 80개 선도 모델 개발에 나선다.
아울러 연구개발 디지털화의 핵심인 '연구데이터' 수집부터 공유, 활용 체계 고도화를 위한 지원을 강화한다. 바이오 데이터, 소재 데이터에 이어 인체유래물 데이터, 위성관측 데이터 등 연구자 활용 수요가 높은 연구 데이터도 보강한다.
과기정통부는 이와 함께 데이터 품질 고도화를 위해 연구데이터 품질선도센터를 설치·운영하고, 단백질 데이터 분석을 통한 항체 설계 및 질병 진단 등 연구데이터 분석모델을 2027년까지 40개 이상 개발·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원격실험을 수행할 수 있는 디지털트윈 가상 실험환경을 양자역학 등 10개 연구분야에 구축한다.
연구개발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연구기반 조성에도 나선다. 연구분야의 전문 지식과 빅데이터·AI 등 디지털 역량을 동시에 갖춘 '양손잡이형 연구인력' 1만명을 2027년까지 양성한다. 이를 위해 데이터사이언스 융합인재양성, 소재정보학 융합교육 등을 확대하고, 출연연 연구인력 대상 AI 통합교육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연구행정 디지털화하기 위해 연구행정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통합하고, 연구행정 근접 지원 AI챗봇과 연구행정 자동화 시스템 개발 등 지능형 연구지원 시스템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오태석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단백질 구조해석부터 반도체 설계, 소재개발에 이르기까지 기존 연구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혁신적 성과를 내기 위해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연구개발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 바이오, 소재, 기계시스템 등 첨단 연구에 AI, 디지털 트윈 등을 활용하는 분야별 디지털 융합전략을 순차적으로 수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 차관은 이날 대전 KAIST에서 '연구개발 디지털화 촉진방안 현장 발표회'를 갖고 KAIST 첨단제조지능실험실 연구현황을 둘러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