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벗어나 반려동물 위한 새 보금자리 "정해진 길 따라갈 필요없다" 응원 쏟아져 혼자사는 부친 집 인테리어로 감동 주고 에피소드 넘치는 캠핑으로 큰 웃음 선사
부부 유튜버의 좌충우돌 인생 '어동이네 라이프'
최근 몇 주간 '국내 급성장 유튜브 채널' 순위 최상위권에 꾸준히 머무는 채널이 있다. 3주 전만 해도 3만 명에 불과하던 구독자 수가 순식간에 9만 명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누적 조회 수 지난 3주간 400만 회 가까이 늘었다. 이 기세라면 국내 유튜버 중 단 0.5%에 불과하다는 '10만 유튜버'가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아 보인다. 이 채널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채널 '어동이네 라이프'가 바로 이 주인공이다. 5년간 동거 후 최근 법적 부부가 된 커플 유튜버 '모리'와 '지호호'가 함께 운영하는 채널이다. 자신을 스스로 '어른이'(어른+어린이·어린이 감성을 지닌 어른)라 칭하는 두 사람의 유쾌한 인생살이, 일명 '어른이들의 동거 라이프'를 일기 쓰듯 보여주는 것이 주요 콘텐츠다. 지난 2년간은 차박 캠핑(차 안에서 숙박을 해결하는 캠핑) 콘텐츠를 주로 선보였지만 시즌4의 문을 연 올해 초부터는 국내외 여행, 셀프 인테리어, 일상 브이로그 등 두 사람이 함께하는 모든 특별한 순간들을 영상에 담아 공유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K-Culture 플랫폼 보이스오브유가 제공하는 인플루언서 랭킹(IMR) 자료에 따르면, 2020년 4월 첫 영상을 게재하며 활동을 이어온 어동이네 라이프는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꾸준히 인기 상승세를 이어왔다. 차근차근 규모를 늘려오던 해당 채널의 인기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27일 셀프 인테리어 콘텐츠인 '아빠의 둥지 프로젝트' 첫 번째 영상을 공개한 직후다. 영상 공개 직전 3만 6000명 수준이던 구독자 수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며 9만 3000명까지 늘었다. 화제의 중심에 있는 영상 '30년 된 15평 아파트 리모델링. 정말로 몰랐던 아빠 반응'은 공개 3주 만에 170만 회가 넘는 조회 수를 올리며 채널 내 최고 인기 영상으로 등극해 있다.
최근 국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마땅히 주목해야 할 채널로 떠오른 어동이네 라이프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이영미 박사(현 보이스오브유 선임연구원)는 "가볍고 자극적 재미만을 추구하는 '스낵 콘텐츠'가 유튜브를 지배하는 요즘, 어동이네 라이프는 삶에 대한 독특한 철학을 담아 숙성시킨 '슬로 푸드' 같은 콘텐츠로 시청자들에게 오히려 새로운 경험을 안겨주고 있다"라고 말한다.
실제로 이들은 인기에 견인차 구실을 한 셀프 인테리어 콘텐츠 속에서 번지르르한 볼거리만을 제공하기보다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반려동물의 인권 등 다양한 이슈를 녹여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홀로 사는 아버지의 낡은 집을 리모델링하는 '아빠의 둥지 프로젝트'에서는 리모델링 후 근사하게 변신한 집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자식과의 추억이 담긴 낡은 '둥지'를 차마 떠나지 못하는 아버지와 그를 안쓰럽게 지켜보는 둥지 떠난 딸의 마음을 조명한다. 이런 이유로 셀프 인테리어 콘텐츠 대신 '신개념 효도 콘텐츠'라 불리는 이 영상들 아래에는 "유튜브에서 이렇게 아름답고 감동적인 영상은 처음 본다", "지금껏 봤던 셀프 인테리어 영상 중 가장 멋있고 감동적이다"와 같은 구독자 댓글이 쏟아진다.
'아빠의 둥지 프로젝트'와 함께 화제가 되는 '테라스하우스 프로젝트'에서도 마찬가지다. 서울 밖 교외 지역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구해 반려동물들과 함께 살기에 좋은 테라스 딸린 집으로 변신시키는 과정을 보여주며 그간 도시 한복판 좁은 집에서 일광욕도 마음껏 못하며 살아온 반려견 '누룩'과 반려묘 '현미'·'오곡'의 안타까운 삶을 이야기하는 데 집중한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해서라도 서울 지역 아파트에서 살고 싶어 하는 수많은 젊은이에게 '남들 하는 대로, 정해진 대로 살 필요는 없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한다. 이들의 영상은 "멋진 인생을 사시네요", "남들은 집에 맞춰 인생을 사는데, 집을 맞춰 사는 인생이 참 재미있어 보입니다"와 같은 구독자들의 응원과 지지를 끌어낸다.
단지 이들이 진지한 철학이 담긴 영상을 선보이기에 인기가 높은 것은 아니다. 좌충우돌 인생 도전기를 솔직 담백하게 보여주며 깊은 공감과 큰 웃음을 끌어내기도 한다. 한 예로, '캠린이'(캠핑+어린이·캠핑 입문자)인 이들이 '캠핑 고수'에 도전해보는 캠핑 콘텐츠는 낭만 가득한 캠핑 대신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는 고된 캠핑의 현장을 생생하게 담아내 "짠하다", "내 모습 같아서 재미있다"라는 평을 얻고 있다.
시즌을 거듭할 때마다 더 새롭고 특별한 도전이 담긴 콘텐츠로 큰 웃음과 감동을 선사해온 어동이네 라이프.현재 발리에서 한 달 살기에 도전 중이라는 이들 부부가 앞으로 또 어떤 특별한 인생 프로젝트들과 함께 '어른이'에서 '찐 어른'으로 성장해갈지, 그 성장 과정을 가감 없이 영상에 담아 공유하며 얼마나 더 많은 이들에게 큰 울림이 있는 힐링을 선사할지, 앞으로의 활동에도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