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위, 구글·메타에 '철퇴'
"온라인 플랫폼 제동걸렸다" 평가
구글·메타는 "불복" 소송 검토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구글스타트업캠퍼스 유리창에 부착된 구글 로고. 연합뉴스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구글스타트업캠퍼스 유리창에 부착된 구글 로고. 연합뉴스




개인정보위, 구글·메타에 '철퇴'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14일 구글·메타에 역대급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번 처분을 기점으로 온라인 플랫폼의 무분별한 개인정보 수집·이용 행위에 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구글·메타가 반발하면서 행정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개인정보위가 구글과 메타를 상대로 내린 조사·처분은 온라인 맞춤형 광고 플랫폼의 행태정보 수집·이용과 관련된 첫 번째 제재다. 개인정보위는 이번 처분에서 구글과 메타가 자사 이용자들의 다른 웹사이트, 애플리케이션(앱) 방문·사용 행태정보를 수집해 맞춤형 광고 등에 활용하면서도 적법한 동의를 받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플랫폼이 무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명목 하에 이용자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개인정보를 무단 수집·이용한 행위를 시정하도록 한 것이다.

타사 행태정보는 이용자가 플랫폼이 아닌 다른 웹사이트나 앱을 방문하고 사용하는 과정에서 자동으로 수집되기 때문에 자신의 어떤 정보와 어떤 행태가 수집되는지 예측하기 어렵다. 특히 계정정보와 연결해 맞춤형 광고에 이용된 타사 행태정보는 이용자 계정으로 접속한 모든 기기를 추적하고 온라인 활동을 모니터링하는 만큼 익명성을 상실시킬 우려가 크다. 사상·신념, 정치적 견해, 건강, 신체적·생리적·행동적 특징과 같은 민감한 정보를 생성하거나 식별할 가능성도 높다. 이에 자사 서비스에 가입한 이용자의 타사 행태정보를 수집·이용하려는 플랫폼은 구체적인 내용을 정보주체가 인지할 수 있도록 명확히 알리고 동의받을 필요가 있다는 게 개인정보위의 판단이다.

구글과 메타는 서면으로 의결서를 받아본 후 법무팀 검토를 거쳐 대응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구글 측은 "심의 결과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서면 결정을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라면서 "앞으로도 한국 이용자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계속해서 개인정보위와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메타 측은 "개인정보위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관련 법안을 모두 준수하고 적법한 절차를 통해 고객사와 협업하고 있다고 자신한다"면서 "이번 결정에 동의할 수 없으며 법원의 판단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채 사안을 면밀히 검토할 방침"이라고 했다.

구글과 메타는 개인정보위 심의 과정에서 이용자의 행태정보 수집에 대한 동의는 플랫폼 사업자가 아니라 웹사이트나 앱 서비스 사업자가 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플랫폼이 SDK(소프트웨어 개발키트), 픽셀 등 행태정보 수집도구를 제작해 배포하긴 하지만 웹·앱 사업자가 이를 설치할지 여부를 스스로 결정하고 수집되는 항목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또한 설령 플랫폼이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해도 처리방침 등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알리고 동의를 받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개인정보위는 이용자의 온라인 활동기록을 추적해 관심사를 추론하거나 맞춤형 광고에 사용하는 주체가 구글과 메타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양청삼 개인정보위 조사조정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소송 가능성은 예단할 수 없지만 이번 사안을 심의·의결하고 처분함에 있어서 향후 소송 가능성까지 예상하고 그에 대비해 충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처분으로 빅테크 제재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개인정보위는 현재 구글과 메타뿐 아니라 네이버, 카카오 등 타 온라인 플랫폼을 대상으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만일 위반 행위가 드러날 경우 앞으로도 역대급 규모의 과징금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39조의15에서는 위반행위가 있을 경우 매출액의 100분의 3 이하에 해당하는 금액을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개인정보위가 구글과 메타에 각각 부과한 692억원, 308억원의 과징금은 이들이 제출한 3개년도(2019∼2021년) 매출액에서 국내 이용자 비율을 곱한 금액의 3개년 평균을 토대로 위반행위의 중대성, 기간 등을 고려해 산출한 결과다.

개인정보위는 이번 조사에서 법 위반이 명확히 입증된 구글과 메타의 개인정보 수집·이용 동의 위반에 대해 우선적으로 처분해 이용자의 피해를 조속히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행태정보 수집 등에 동의하지 않으면 서비스를 제한한다는 내용으로 동의방식을 변경하려다 철회한 메타의 정책에 위법 여부가 없는지도 조사를 이어나간다.

양청삼 국장은 "이번 조사·처분은 타사 행태정보 수집과 관련해 여러가지 큰 변화를 가져오게 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플랫폼이 무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이용자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수집·이용한 행위가 시정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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