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최근 원·달러 환율은 1380원을 훌쩍 넘어섰다. 작년 9월까지만 하더라도 원·달러 환율은 1184원이었다. 불과 1년새 200원 가까이 치솟은 셈이다. 일반적으로 환율이 오르면 수출 위주의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하지만, 지금은 수입물가를 끌어올리는 악재가 되고 있다.
우선 수입곡물가가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국제곡물 관측 자료를 보면 올해 2분기 국제곡물 선물가격지수(2015년=100)는 전년(153.0)보다 26.3% 오른 193.3이었다. 같은 시기 곡물 수입단가지수도 식용은 163.2, 사료용은 158.8로 각각 47.9%, 43.4%씩 올랐다. 농경연은 오는 4분기부터 식용·사료용 지수 상승세가 9%·12.7% 꺾인다고 내다봤지만, 작년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외국에서 들여오는 곡물가가 오르자 먹거리 물가도 비상이다. 특히 가공식품 중 밀가루와 팜유를 주로 사용하는 라면은 일부 업체를 중심으로 가격 인상이 예고된 상황이다. 이렇게 오른 물가는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과거 농경연은 '수입곡물 가격변동이 국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 분석' 논문을 통해 "세계 곡물가가 10% 상승하면 국내 소비자물가지수가 0.39% 오르지만, 하락할 때는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보이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미 오를대로 오른 물가는 쉽게 내려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제적인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한 유가도 다시 요동칠 분위기다.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금지 조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어 유가 급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두바이유, 브렌트유 등 3대 유종 가격은 지난 9일(현지시간) 기준으로 배럴당 86~92달러 안팎에서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과 비교해 많게는 4% 넘게 오른 수치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전기 등 공공요금 인상으로 이어진다. 앞서 정해진 대로 다음 달부터 전기요금에 적용되는 기준연료비는 킬로와트시(kWh)당 4.9원 오른다. 문제는 연료비 상승이 이어지며 추가적인 요금 인상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전력 생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액화천연가스(LNG)는 9월분 도매가가 기가칼로리(Gcal)당 14만원을 웃돌고 있다.
정대호 KB증권 연구원은 "(러시아가) 최근 유럽향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노드스트림1을 폐쇄하면서 기존 가스누출 등 기술적 이유보다 정치적인 이유에서 선택한 입장이라고 표면화함에 따라 (천연가스) 가격 변동 리스크는 높게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준기자 blaa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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