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버둔 국제조직에 송금 의심 전문가 "불법도박 작년에 200조" 北연관·김치프리미엄 세갈래 수사 은행권에서 발생한 '8조원대 수상한 외환송금'에 불법온라인도박 자금도 상당 부분 포함됐을 것이라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시기에 불법 온라인 도박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관련 자금세탁 수요가 몰렸다는 것이다.
외환송금 거래를 조사 중인 검찰과 국가정보원은 최근 경찰과 합동으로 외화가 △북한 가상화폐 거래 △단순한 가상화폐 '김치 프리미엄' 차익거래 △온라인도박 해외송금 등 세 갈래로 흘러들어간 루트를 추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관련 부분은 미국의 FBI(연방수사국)과 공조해 조사중이다.
12일 검·경과 국정원,금융감독원,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관련 당국은 코로나19 이후 불법 온라인 도박이 급증하면서 동남아 등 해외에 서버를 두고 온라인도박 게임을 운영한 국제조직으로 외환이 송금된 경로를 추적중이다.
코로나19 대유행이후 합법적인 도박영업장이 사실상 문을 닫으면서 인터넷에서는 검색과 클릭 몇 번으로 불법도박에 쉽게 접근할 수 있을 정도로 감독이 허술하다. 추석 연휴인 지난 11일 밤 유튜브에서 '파워볼', '슬롯' 등을 검색하자 실시간 스트리밍 방송 채널이 여러 개 등장했다. 특정 채널에 들어가자 일명 '가족방'이라고 불리는 단체채팅방에 들어갈 수 있는 경로가 계속 안내됐다. 가족방에서는 '픽(공 배합)' 정보가 수시로 제공되며 사람들은 이를 바탕으로 돈을 걸고 베팅할 수 있다.
온라인 도박을 하더라도, 외환결제는 외국환취급점인 은행을 통해서만 할 수 있어 최근 문제가 된 은행들의 수상한 외환송금 거래에 불법 온라인 도박자금이 일부 포함됐을 것으로 수사당국은 보고 있다. 검·경, 국정원, 금감원, 기획재정부 등 관련 당국이 미국 FBI와 공조해 추적중인 루트는 △국내 가상화폐 시세가 해외보다 비싸게 형성되는 '김치 프리미엄'을 노린 차익거래 △북한의 가상화폐 거래 △불법 온라인도박 자금의 송금 등 세 갈래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가 발표한 불법도박 실태조사(2019년)에 따르면 불법도박의 규모는 81조원에 이른다. 불법 온라인 도박은 주로 동남아 등 해외에 서버를 두고 이뤄지는 만큼 실제 시장규모는 이보다 클 것으로 점쳐진다. 전문가들은 불법 온라인 도박 시장이 지난해 200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청은 지난 4월 베트남과 캄보디아에서 1조2000억원대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조직 총책 C(48)씨를 베트남 현지에서 검거, 국내로 강제 송환했다. 그는 지난 2012년 6월부터 2021년 3월까지 공범 20명과 모나코·밀라노·나폴리 등지에서 불법 도박 사이트 6개를 운영하고 범죄수익금 264억원을 챙긴 혐의다. C씨는 공범들에게 사이트 운영과 프로그램 개발, 대포통장 수급 등의 일을 나눠 맡기고 한국, 베트남, 캄보디아에 각각 사무실을 두고 범행을 치밀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불법 온라인 도박은 갈수록 심각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올 1분기 시정 요구를 의결한 불법 온라인 도박 정보가 1만8922건에 달했다. 이중 91%에 해당하는 1만7289건이 해외 접속차단 건이었을 만큼 해외에 서버를 둔 온라인 도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윤선영·강길홍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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