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 비전전략실장 김근식 경남대학교 교수 단독 인터뷰
“尹 지지율 저조한 가장 큰 원인은 ‘대통령 본인’”
“이준석, 싸움의 기술 넘어 감동과 명분의 정치 필요”
“국민의힘 초·재선, 권력에 줄서는 ‘윤(尹)위병’ 되지 말아야”

디지털타임스는 10일 김근식 경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최근 정치권의 주요 현안들을 두고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디지털타임스 DB>
디지털타임스는 10일 김근식 경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최근 정치권의 주요 현안들을 두고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디지털타임스 DB>
최근 정치권에서 보수, 진보를 가리지 않고 쓴소리를 하는 정치인이 있다. 바로 국민의힘 전 비전전략실장을 지낸 김근식 경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다. 김근식 교수의 정치 필모그래피는 참 독특하다. 시작은 진보진영에서 했으나, 현재는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평론가로 자리매김했다.

김 교수는 서울대학교 정치학과에 입학한 이후 민주화운동으로 옥고를 치루기도 했다. 이후 북한학자의 길을 걸은 그는 김대중 정부 때 아태평화재단에서 연구위원을, 노무현 정부 때는 청와대 안보실, 통일부·국방부 자문위원 등을 지내는 등 진보진영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후 국민의당, 바른미래당을 거쳐 지난 20대 총선을 통해 국민의힘에 본격적으로 합류했다. 운동권 출신으로 진보진영 내 586세대의 무능과 위선의 본질을 아는 그는 '친문패권'을 강하게 비판하며 '저격수'로 대중에 이름을 알렸다.

비교적 최근인 2020년 4·15 총선에선 송파병 후보로 출마했지만, 아쉽게 낙선했다. 총선 이후에는 보수진영에서 추미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에 대한 공개 비판에 앞장서며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을 맡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전략가로서의 면모도 보여줬고, 지난 대선 당시엔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 경선캠프 비전전략실장과 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 정세분석실장으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다.

10일 디지털타임스는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김 교수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최근 여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이준석 전 대표를 둘러싼 국민의힘 내부 갈등 상황, 윤 대통령 국정지지율 하락세의 원인과 해결방안, 김건희 여사의 학위논문 논란 등 정치현안을 두고 대화를 나눴다.

이하는 김 교수와의 일문일답.

디지털타임스는 10일 김근식 경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디지털타임스 DB>
디지털타임스는 10일 김근식 경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디지털타임스 DB>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둘러싼 여당의 내홍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 최근 이준석 전 대표는 대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 및 윤핵관을 저격했고, 국민의힘은 정진석 비대위를 새로 출범시켰다. 윤 대통령과 이 전 대표, 극적 봉합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지.

"극적인 봉합은 사실상 어렵다고 본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 전 대표의 갈등 상황에서 애초 첫 단추를 잘 뀄다면 여기까지는 안 왔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윤 대통령이 정치경험이 풍부했다면, 집권여당 대표가 좀 껄끄럽더라도 안고가면 되는 것인데, 그걸 하지 못한 게 시작이었다. 결국은 윤리위원회(이하 윤리위) 징계를 통해 이 전 대표에 대한 당원권 정지 징계를 한 것 아니겠나. '체리따봉' 문자파동 이후 비대위를 다시 강행한 게 윤 대통령이 두 번째 단추를 잘못 꿴 것이라 생각한다. 가처분 인용 이후라도 법원 판결을 존중해서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돌아갔으면 되는데 다시 또 '비비대위'를 강행함으로써 봉합의 세 번째 기회마저 날아갔다고 본다. 그때부턴 이 전 대표와 윤 대통령,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은 화해가 불가능한 상태가 되어버린 것 같다. 한 명이 쓰러져야만 끝나는 '제로섬 게임'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 전 대표가 바라는 건 윤 대통령의 입장과 생각을 바꾸는 것일 텐데 불가능해 보인다. 그리고 이 전 대표가 지금 국민의힘에 돌아온다고 해서 당대표로 직무수행이 가능하겠나. 법원 판결 이후에도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이 전 대표를 못 돌아오게 비판하는 상황이지 않나."

- 이준석 전 대표가 새로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출범과 관련해 2차 가처분 신청 의사를 밝히는 등 '장외 여론전'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법원의 2차 가처분 결과는 어떻게 나올 것으로 예측하나.

"지난번 법원 판결을 보면 윤핵관 측에선 절차상 문제라 보고, 절차상 문제를 수정하면 가처분 결정을 피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모양인데 제가 읽어본 판결문의 취지는 절차적 하자를 강조한 것이라기보단 내용적인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 출범 자체가 정당민주주의를 훼손한 것이고, 헌법에서의 민주주의의 가치, 정당법에 보장되어 있는 당원들의 의사 반영, 이런 걸 근본적으로 침해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본 것이다. 당대표가 멀쩡히 있는데도 억지로 비대위를 출범시켜 당대표를 축출하기 위한 것으로 법원이 판단한 것이기 때문에 당헌·당규를 고쳐서 비상상황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직무대행에 대해 구체적으로 보강한다고 해서 해결이 될까 하는 의구심이 있다.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재판부는 당원들의 민주적 의사 결정에 의해 선출된 당대표가 전당대회보다 민주적 범위가 협소한 상임전국위를 통해 뒤집을 수 있다고 하는 논리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항들을 종합해보면 이 전 대표의 두 번째 가처분 신청 역시 인용될 가능성을 배제하긴 어렵다고 전망한다."

- 최근 이 전 대표와 거리를 두면서 쓴소리를 하고 있다. 이 전 대표에게 정치적 조언을 한다면.

"윤리위 징계 당시만 해도, 이 전 대표 측도 크게 이의를 제기하진 않았다. 6개월 동안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해서, 6개월 뒤에 이 전 대표가 돌아와 남은 임기 채우면 되는 문제였었다. 윤리위 징계 당시 이 전 대표에게도 잠행을 하라는 충고를 했었는데 그때 당시엔 조금 듣는 듯했다. 그런데 '체리따봉' 문자파동이 터지면서 이 전 대표가 많이 분노한 것 같다. 문자파동 이후에도 조금만 참아라고, '국민이 판단할 것이다'라고 조언을 했는데, 참지 못하더라. 나와서 언론 인터뷰도 하고, SNS 활동도 재개하지 않았나.정치는 싸움과 투쟁을 넘어 명분과 감동을 줘야만 한다. 전투에서 져도 명분을 가지면 정치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 정치인이라고 하면, 싸움과 쟁투보다는 포용과 합이라는 큰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 지금 정치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 정치가 예전보다 더 삭막해지고 국민들에게 마음을 사기도 어려워진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생긴다. 여야 정치권이 그만 좀 다퉜으면 좋겠다. 싸움을 벌이는 정치인들에 대한 국민의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 정치의 역할을 수준 높게 확장시켰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 역대 대통령들과 비교해봤을 때,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초 지지율이 30% 초반대를 유지하는 등 비교적 좋은 성적표를 거두지는 못했다. 아직까지 지지율이 저조한 이유는 무엇이라 보는지.

"우선 지난 대통령 선거가 박빙의 승부였기 때문에 윤 대통령을 찍지 않은 유권자들이 대선 결과 이후에 쉽게 마음을 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임기 초 지지율이 높아진다는 건 찍지 않은 사람들의 지지도 받는다는 의미다. 특히 대선 득표율보다 현재의 국정지지율이 높아진다는 건,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찍었던 유권자들까지 윤 대통령을 지지해야 가능하다는 의미다. 미래에 대한 비전이나 포용의 협치, 높은 정치력 등 국민들로 하여금 기대를 갖게 하는 행위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까지만 놓고 보면, 크게 없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국정과제에 대한 확실한 미래비전을 보여준 것도 아니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인사실패 논란도 있었으며, 최근까지 이어진 집권여당의 진흙탕 싸움까지 총 3가지가 겹치면서 대통령에 대한 비판여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 대통령 국정수행 부정평가를 관통하는 내용들을 살펴보면, 대통령 자신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이 정치경험이 적어 정치력이 부족하다는 판단이 들면, 주위 사람을 잘 쓰면 어느 정도 해결이 되는데,그러질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이 바라볼 때 대통령의 이러한 모습들이 일방적이고, 독주를 하는 모습으로 보여질 가능성이 높다. 윤 대통령이 옆에서 쓴소리를 하는 것을 불편해하면 정치력 부족 부분을 메꾸기가 어렵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제에서 현직 대통령 앞에서 끝까지 쓴소리를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 자신에게 쓴소리나 비판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대통령이 스스로 만들어줘야 한다고 본다. 이러한 개방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주지 못하면 또 다른 '윤핵관'이 들어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윤 정부 성공을 위해선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핵관이 필요하다. 하지만 핵관이 예스맨 역할만 해선 안 된다. 쓴소리를 하고 대통령의 생각을 바꿀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핵관이다. '신(新) 윤핵관'이 와서 눈앞에 공천이나 장관자리 등의 이해관계 때문에 완장차고 '윤위병' 역할을 하는 사람을 중용하면 대통령의 정치적 부족을 채울 방법은 없으며, 지지율 극복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이 바뀌고 변화된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 최근 정치권을 뒤흔든 국민의힘 내홍(內訌)과 관련된 본인의 입장은. 당내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신(新) 윤핵관'이 나온다는 지적도 있다.

"싸움의 기술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운 이 전 대표를 당내에서 억지로 쫓아내려고 하니 싸움이 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같은 사태의 원인 역시 대통령의 정치력 부족 때문이지 않나 생각한다. 대통령은 단순히 행정가가 아니라 대한민국 최고의 정치인 자리여야 한다. 행정만 열심히 해서 되지 않는 정치지도자 자리다. 최근 논란이 된 장제원, 권성동 등의 윤핵관은 그 빈틈을 채워주기엔 역량도 능력도 부족한 사람들 아닌가. 이들은 중진 의원이지만 중앙정치에서 크게 리더십을 발휘해본 적이 없으며 당의 주요 요직을 맡아본 경험도 전무하다. 국정운영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중앙정치 경험과 고도의 정치내공을 갖추지 못한 사람을 중심으로 핵관을 만들었으니, 윤 대통령의 정치력의 부족이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 이제라도 정리하겠다고 해서 다행이지만, 그들의 빈자리에 당 초·재선 의원들이 중심이 된 '신(新) 윤핵관'이 등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다. 대통령에게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이른바 완장 찬 '윤(尹)위병'들이 늘어나면 또 윤핵관 사태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능력과 실력을 겸비한 유능한 핵관들로 채워야 하는데 아직은 그러한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

디지털타임스는 10일 김근식 경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디지털타임스 DB>
디지털타임스는 10일 김근식 경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디지털타임스 DB>
-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발의하는 등 강력한 공세를 펼치고 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은 지난 8월 민주당 내 강경파인 '처럼회' 초선의원 몇명이 이미 발의한 것이다. 당시 민주당 지도부는 당 차원에서 논의된 바 없다고 선을 그은 적이 있다. 근데 뜬금없이 당론으로 정해서 밀어붙이는 것이 자신들도 스스로 면구스러울 것이다. 한 달 전과 바뀐 것은 이재명 검찰 출석 하나다. 이재명 검찰 소환에 대한 막가파식 화풀이이자, 물타기용 정치공세라고 생각한다. 그 사이에 김 여사와 관련된 수사 결과가 발표된 것도 없으며, 검찰에서의 새로운 의혹이 제기된 것도 아니다. 민주당의 화풀이용 입법권의 남용이라고 보는 이유다. 그리고 김 여사 특검법을 강행한다고 해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실현 가능성이 낮다. 여야 합의 가능성도 굉장히 낮다. 이재명 대표 검찰 소환 국면에서 김 여사로 물타기 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여사에 대한 국민들의 비호감이 높기 때문에, 민주당 입장에선 김 여사 관련 이야기를 떠들수록 물타기가 유리해지는 측면이 있다. 국면 전환을 위해 이재명 대표에 대한 사정국면으로 쏠리게 되면 리스크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정녕 스스로 가슴에 손을 얹고 반문해봐야 한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매번 전당적 차원에서 야당탄압이라고 방어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지 묻고 싶다."

- 김건희 여사의 학위논문을 두고 아직까지 정치권에서 뜨거운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학자로서 김 여사의 학위논문 논란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김 여사가 스스로 나서서 논문에 대해 사과하고 학위를 포기하던지 깔끔한 뒷수습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누가 봐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분명히 있다. 유지를 영어(yuji)로 쓴 거도 그렇고. 하지만 일반대학원의 논문이 아니고, 특수대학원 논문이라는 점을 간과하긴 어렵다. 특수대학원의 경우 그런 성향이 대부분 있다.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이 쓰는 논문이지, 연구를 전업으로 하는 전문 연구자들이 쓰는 논문은 아니다. 논문의 질에 대한 요구가 높지 않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시대의 국민의 눈높이에서 논문의 퀄리티가 낮다고 한다면, 논문 자체에 대해 김 여사가 잘못을 다시 한 번 인정하고 박사학위라는 것을 포기하는 정도의 '특단의 결단'을 내려서 윤 대통령에게 끼칠 정치적 부담을 없애주는 역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리해줄 건 정리해줘야 윤 정부에 부담을 안 주는 것이기 때문에 심사숙고해서 '깔끔한 결단'을 내렸으면 좋을 것 같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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