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과 롯데케미칼 등 국내 석유화학 대표 업체들이 산업의 '쌀' 격인 석유화학 기초원료 에틸렌을 비롯해 폴리에틸렌 등 다운스트림(합성수지)까지 생산량을 줄인다.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에틸렌 가격이 '팔 수록 손해'인 상황까지 떨어져서다. 수요 약세에 원·달러 환율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글로벌 가격경쟁력까지 악화됨에 따라 생산량 조절로 손실을 줄이겠다는 게 업체들의 전략이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에틸렌과 나프타의 가격은 각각 950달러, 670달러다. 에틸렌 가격에서 나프타 가격을 뺀 에틸렌 스프레드는 280달러다.
에틸렌 스프레드의 손익분기점은 톤당 300달러다. 제품을 생산할수록 손해인 셈이다. 에틸렌 손익분기점이 톤당 300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달이 5개월째다. 지난 4월 톤당 414달러를 기록한 평균 스프레드는 5월 262달러, 6월 169달러,
7월 115달러, 8월 151달러로 떨어졌다. 특히 3분기 시작인 7월 스프레드는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110달러) 수준이라 원가경쟁력 자체가 무너졌다는 설명이다.
이에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토탈에너지스, SK지오센트릭, 여천NCC, 대화유화 등 석유화학기업들은 에틸렌 기준 90% 이상을 상회했던 가동률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LG화학은 2분기부터 NCC 가동률을 80%로 낮췄으며, 이달부터 NCC 정기보수에 들어간다. 대한유화도 정기보수가 예정돼 있다. 롯데케미칼은 2분기부터 가동률을 80% 수준으로 조정하고 있다.
여기에 폴리에틸렌 등 합성수지 가격까지 동반 하락하면서 석유화학업계의 실적을 압박하고 있다. 합성수지의 평균 가격은 이달 2일 기준 통당 1049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9월 평균가(1398달러) 대비 25% 감소했다.
제품별로 살펴보면 합성수지 중 가장 많은 생산량을 차지하는 HDPE(고밀도 폴리에틸렌) 가격은 지난해 9월 톤당 1055달러에서 이달 909달러까지 13.8% 떨어졌다. LDPE(저밀도 폴리에틸렌)은 같은 기간 1401달러에서 1069달러로 23.7% 하락했다. 플라스틱 용기 등에 주로 사용되는 PP(폴리프로필렌)는 1127달러에서 919달러로 18.5% 가량 내려갔다.
필름, 시트 등에 사용되는 PVC(폴리염화비닐)의 가격은 35.6%, 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 스티렌 중합수지(ABS) 가격은 38% 하락했다.
이 같은 상황은 수출에도 부정적인 요ㄴ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장 지난 8월 수출액만 살펴보더라도 석유화학 수출액은 44억달러로 지난해 8월보다 11.7% 감소했다.
증권업계 역시 3분기 주요 석유화학업체들의 실적 악화를 전망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대한유화에 대해선 전년 대비 대규모 적자전환을 예상했다.
한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이달 스프레드가 오르긴 했지만 제품 판매 가격이 하락세"라면서 "원료가격이 낮아져도 제품가격이 안 오르면 한 축이 무너져서 수익성 회복이 안 되는데 제품 가격 회복이 지난해부터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