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계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집적해 있는 대덕특구 전경
과학기술계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집적해 있는 대덕특구 전경
새 정부 출범 후 첫 과학기술계 정부출연연구기관 기관장 공모 마감 하루를 앞두고 각 기관에서 내부 출신 기관장 선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권력층이나 정치권에 줄을 댄 소위 '폴리페서'나 '낙하산 인사' 우려 때문이다.

5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의 기관장 공모가 7일 마감한다.

ETRI와 원자력연은 기관장 임기가 지난 3월 말 끝났고, 지난 7월 열린 이사회에서 재선임이 이뤄지지 않아 차기 기관장 공모에 들어갔다. 기초지원연은 기관장 임기가 지난 5월 종료됐다.

이번 공모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25개 출연연 중 기관 규모가 가장 큰 ETRI와 원자력연 기관장 선임 결과다. ETRI는 전·현직 부원장과 직할 부서장 출신 내부 인사들이 대거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전해졌다. 외부 인사 중에는 윤석열 정부의 핵심 실세로 꼽히는 '윤핵관' 인사와 관계가 있는 A교수의 지원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선 A교수가 ETRI 공모에 참여할 경우 사실상 공모의 없어진다는 해석까지 나온다. ETRI 출신 여성으로, MB정부와 박근혜 정부 시절 정치권과 인맥을 형성해 온 B교수의 지원 여부도 관심이다. B교수는 윤석열 정부의 차관 인사 후보에 오른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ETRI 한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 시절, ETRI와 전혀 관련 없는 기업 출신 인사가 기관장이 된 데에 따른 반발이 아직 남아 있어 내부 출신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라고 설명했다.

원자력연 기관장 공모는 역대 최고 경쟁률이 예상되는 가운데 10명 넘는 내외부 인사들의 이름이 자천타천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기조를 비판하며 '탈원전 폐기'에 앞장선 원자력공학과 교수들이 대거 공모에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일부는 윤석열 정부의 '탈원전 폐기'와 '원전 최강국 건설' 국정과제 작업에 참여한 전력이 있어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내부에선 전 원장과 부원장, 연구소장 등 시니어급 인사들이 공모에 도전장을 냈거나 준비하고 있다.

김형규 원자력연 노조 지부장은 "연구현장에 대한 이해도와 책임경영 의지 없이 탈원전 정책 반대활동 경력을 이용한 정치권 줄대기와 낙하산 인사를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기초지원연은 현재로선 내부 인사들의 지원이 점쳐지고 있다. 3년 전 기관장 공모에 참여했던 내부 인사들을 포함한 7∼8명이 도전장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기초지원연 한 관계자는 "그동안 교수 출신 기관장 선임이 비교적 많았다는 점에서 이번만큼은 기관 사정을 잘 알고 발전을 위해 책임있는 역할을 할 내부 인사가 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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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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