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물류대란 등에 주가 하락
中 폐쇄 정책에 매출 20% 감소
목표가 137달러, 현주가比 20% ↑
"극심한 저평가" 전문가 의견도



미국의 대표적인 스포츠 용품·의류 브랜드 나이키(뉴욕증권거래소 상장, 티커 NKE)의 주가가 고물가와 공급망 차질 등의 악재로 우하향을 그리고 있다. 지난 분기 견조한 실적을 냈는데도 월스트리트에선 나이키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내려잡았다. 세계 1등 스포츠 브랜드의 체면을 구겼지만 현재의 주가는 낮아진 목표치마저도 회복하기 요원한 수준이다

◇연일 우하향 곡선인 주가= 나이키는 지난 2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0.42% 하락한 105.74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108.15달러까지 올랐다가 이내 반락 마감한 주가는 본장을 하락 마감한 뒤 시간 외 매매에서 조금 회복했다. 애프터마켓 마감 종가는 0.05% 오른 105.79달러다.

올들어 나이키 주가는 36.56% 하락했다. 최근 한 달새 낙폭만 무려 7.47%에 달한다. 최근 52주 최고가는 179.10달러, 52주 최저가는 99.53달러였다. 50일 평균주가는 109.52달러, 200일 평균주가는 119.38달러로 주가는 연일 약세를 보였다. 올초 이후 현재까지 시가총액은 952억달러(약 130조원)이나 사라졌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대도시 봉쇄와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의 인플레이션 등의 악재에도 나이키는 월가 전망치를 상회하는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국면의 소비재 브랜드라는 점이 주가를 끌어내렸다. 4분기 매출(2022.3~5월)매출은 122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 감소했으며, 순이익은 14억4000만 달러로 5% 줄어들었지만 모두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실적 발표 전 시장조사업체 레피니티브의 매출 예상치 120억6000만달러를 상회했다. 주당순이익(EPS)도 0.90 달러로 시장조사업체 잭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의 예상치인 0.81 달러를 웃돌았다.

매튜 프렌드 나이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공급망 혼란이 여전히 상품 수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나이키는 아시아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을 미국으로 옮기는 데 코로나19 팬데믹 전보다 5배 높은 운송요금을 지불하고 있다. 프렌드 CFO는 "운송 시간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다음 회계연도에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최대 시장인 북미 매출은 51억1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5% 감소하는데 그쳤지만, 중화권 매출은 19% 급감해 15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유럽, 중동,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매출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

나이키는 생산량이 팬데믹 전 수준을 회복함에 따라 새 회계연도에는 수익 증가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운송비 상승 탓에 단기적으로 수익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전했다. 프렌드 CFO는 "소비자의 행동과 높은 인플레이션이 수요에 미치는 영향을 모니터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방송인 CNBC도 경기침체 우려와 공급망 문제 등 어려운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선방한 성적표라고 평가했다. 특히 풋락커 같은 중간 판매 단계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비중을 늘린 전략이 빛을 보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나이키는 D2C(소비자 직접 판매) 전략을 취하며 아마존 등 온라인 유통 채널들에서 탈피, 자체 온라인몰로 제품을 판매했다. 프렌드 CFO는 "현재의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다"며 "4분기 직접 판매 매출은 48억달러로 7% 늘었다"고 전했다. 해상 운송·제품 비용 증가 등 어려움이 있지만 생산량이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섰고, 재고 흐름도 다시 원활해져 전망에 대해 낙관적이다.

◇인플레·中 코로나 봉쇄가 직격탄= 그렇지만 전무후무한 인플레이션은 나이키에게 큰 악재로 다가온다. 나이키는 비필수 소비재 품목이 주력이어서 인플레이션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이키가 일부 제품의 가격을 한 자릿수 중반까지 인상할 것이라고 예고한 것은 이 때문이다.

또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중국의 봉쇄와 공급망 차질로 재고는 급증했다. 제품 운송 비용과 기간이 늘어나면서 지난달 말 기준 나이키 재고는 84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3% 늘었다. 중국이 봉쇄를 완화한 뒤에도 쌓인 재고를 할인 판매하면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 CNBC는 "원유와 식료품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일부 소비자는 저가 브랜드를 선택할 수 있다"면서 "경쟁사들이 도소매점에서 판매량을 늘리면 나이키의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경쟁사들이 일반 도소매점에서 할인 판매를 늘리는 것도 나이키에 악재"라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미 증시 상장 종목 중에서도 해외 매출 비중이 큰 종목들이 환차손을 볼 수 있다는 우려까지 겹쳤다. 지난 달 12일 기준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104.8까지 치솟으며 20년 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CNBC는 최근 강달러 국면에 취약한 종목으로, 미국 상장사 가운데 해외 매출 비중이 60% 이상이면서 올해 2분기(최근 3개월) 매출 추정액이 직전 분기 대비 하락한 종목인 나이키를 지목했다. CNBC에 따르면 나이키의 해외 매출 비중은 61.4%에 달하는 반면 2분기 매출액은 1% 가량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적이 나온 직후 도이치방크는 나이키의 목표주가를 종전 152달러에서 130달러로 내렸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웨드부시도 139달러에서 130달러로 낮췄고, 스티펠 니콜라스도 150달러에서 135달러로 내려 잡았다. 주요 시장인 북미 매출이 5% 줄어들고, 코로나 폐쇄정책으로 중화권 매출이 20%나 감소한 것이 시장의 우려를 샀다.

그렇다고 해도 현재 주가는 극심한 저평가 상태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나이키 주식에 대한 의견을 낸애널리스트 31명이 제시한 평균 12개월 목표 주가는 136.95달러다. 현 주가에서 주식을 매수했을 때 목표주가까지 상승 여력이 20% 이상이라는 의견이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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