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예산이 올해보다 5.2% 늘어난 639조원으로 편성됐다. 30일 정부는 국무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2023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 올해 본예산 607조원보다는 32조원 많지만, 추경을 포함한 총지출 679조원보다는 40조원 적은 규모다. 본 예산이 전년도 총지출보다 감소한 것은 2010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나랏빚 증가 속도를 늦추고 나라살림을 건전화하는 데 방점을 두었다고 한다. 재정기조를 '건전재정'으로 전환하겠다는 윤 정부의 의지가 담긴 예산으로 평가된다. 이날 추경호 부총리도 "복합 경제위기 상황에서 재정 안전판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에 따라 내년 예산은 건전재정 기조로 편성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24조원 상당의 지출을 구조조정할 방침이다. 긴축으로 마련한 재원은 서민·사회적 약자 보호에 쓰기로 했다.

하지만 '건전재정'을 강조할 만큼 곳간을 조이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대통령이 대선 당시 제시했던 포퓰리즘 공약이 예산안에 대거 들어갔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우선 병장 봉급은 내년 130만원으로 늘어난다. 기본 월급에 '사회진출 지원금'을 더해 주는 방식이다. 현재 병장 봉급은 월급 68만원과 사회진출 지원금 14만원 등 총 82만원이다. 내년에는 월급은 100만원, 지원금은 30만원으로 올려 총 130만원을 준다. 이에따라 내년 한 해 1조원이 더 들어가게 됐다. 게다가 병사 봉급의 급격한 인상은 직업군인에 대한 연쇄적 인건비 상승을 촉발했다. 병사 봉급 인상에 따른 단기복무 장교 및 부사관의 지원율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이들에 대한 수당도 50% 인상하기로 한 것이다. 그 결과 국방예산은 '인건비 폭탄'을 맞았다. 국방예산에서 인건비는 사상 처음 20조원을 넘어서게 됐다. 인건비가 급격히 늘다보니 상대적으로 무기 신규 확보예산은 줄삭감됐다. 중국 등 주변국들의 해상 군사력 팽창에 대응하기 위한 경항공모함 사업은 아예 예산에서 누락됐다.

정부는 나랏빚 줄이기 위해 허리띠를 잔뜩 졸라맸다고 강조했다. 지역화폐 사업 전액 삭감, 공무원 보수 동결 등이 그런 사례다. 하지만 장병 월급은 대폭 인상했다. 씀씀이를 크게 억제한 것이라고 했는데 선심성 예산은 과감히 포기하지 못한 것이다. 오는 2024년 총선을 앞두고 '표'를 얻기 위한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대선공약이라고 해도 불요불급한 지출은 과감히 더 쳐내야 했다. 옥에 티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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