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투자금 10년새 3배 증가… 1조 달해 연구개발인력 박사 95명·석사 304명 동원 파이프라인 87개로 증가… 37개 임상 단계 말초신경병증·황반변성 치료제 개발 임박
종근당 효종연구소 연구원들이 신규 원료 합성 중 분리 정제 실험을 하고 있다. 종근당 제공
◇80살 넘었지만 끊임 없이 도전하는 젊은 기업= 1조원. 종근당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연구개발에 투자한 금액이다. 수많은 바이오벤처들이 생겨나 꿈을 얘기하는 가운데도 종근당은 거북이처럼 묵직하고 꾸준하게 미래에 투자하며 성장기록을 써 가고 있다.
1941년 설립돼 작년 80살을 넘긴 종근당은 국내 제약기업 중에서도 대표적인 '뿌리깊은 기업'이다. 그러나 그 안을 들여다보면 끊임 없이 도전하는 청년 같은 성장기업이다.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공격적인 R&D와 일사분란한 영업력, 연구개발과 상품화·유통 전 과정에서 국내외 기업을 아우르는 광범위하고 유연한 협업 네트워크가 강점이다. 특히 백년대계를 위한 성장 전략으로, 연구개발을 통한 혁신신약 개발과 바이오의약품 시장 진출을 세우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거듭났다.
◇안정보다 도전…번 돈의 12.2% R&D에 투자= 이에 맞춰 연구개발 투자를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종근당의 연구개발 투자는 2012년 550억원 수준에서 10년 뒤인 2021년 매출액 대비 12.2%인 1628억원까지 증가했다. 연구개발 비용만 두고 단순 계산했을 때 약 3배 늘어난 것. 최근 3년간 증가세는 더 두드러진다. 2019년 1375억이던 연구개발 투자규모는 2020년 1495억원에 이어 2021년에는 전년보다 133억원 증가한 1628억원에 달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안정적 경영을 택하기보다 미래를 위한 도전에 나선 것이다.
종근당이 미래를 위해 연구개발하는 파이프라인은 2년 사이에 56개에서 87개로 31개가 증가했다. 이 중 임상 단계에 진입한 과제만 37개에 달한다. 2021년에는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많은 31건의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 받으며 명실상부 연구개발 중심 제약사로 거듭났다.
종근당의 연구개발 조직은 본사 제품개발본부 및 신약개발본부와 경기 용인에 위치한 효종연구소로 구성돼 있다. 상반기 기준 종근당 연구개발 인력은 박사 95명, 석사 304명 등 총 565명 규모에 달한다.
◇두번째 바이오시밀러 올해 허가 기대= 연구개발 투자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종근당은 지난 5월 국제 말초신경학회 연례 학술대회에서 샤르코 마리 투스 치료제로 개발 중인 'CKD-510'의 유럽 임상 1상 및 비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황반변성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CKD-701'은 올해 품목 허가가 예상된다.
종근당은 2018년 9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서울대학교병원을 비롯한 25개 병원에서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 환자 312명을 대상으로 CKD-701의 임상 3상을 진행해 오리지널 약물인 루센티스와의 임상적 동등성을 확인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올해 허가가 완료되면 네스벨에 이은 종근당의 두 번째 바이오시밀러가 탄생하는 것이다.
황반변성은 눈 망막에서 빛을 받아들이는 조직인 황반이 노화와 염증으로 기능을 잃거나 심할 경우 실명에 이르게 하는 심각한 질환으로 전 세계적인 고령화 현상에 따라 환자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종근당은 임상 3상에서 습성 황반변성 환자에게 CKD-701과 오리지널 약물을 각각 투여해 3개월 경과 후 최대교정시력을 비교 분석했다. 평가 결과 15글자 미만으로 시력이 손실된 환자의 비율이 CKD-701 투여군에서 146명 중 143명인 97.95%으로 나타났고, 오리지널 약물 투여군에서 145명 중 143명인 98.62%로 나타나 동등성 범위를 충족했다.
최대교정시력의 평균 변화도 CKD-701 투여군이 7.14글자, 오리지널 약물이 6.28 글자로 개선되어 약물 효능 및 기타 약동학, 면역원성, 안전성 모두 오리지널 약물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음을 확인했다.
◇희귀질환 세계 첫 치료제 상용화 기대= 지난 5월에는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국제 말초신경학회 연례 학술대회에서 샤르코 마리 투스 신약 'CKD-510'의 유럽 임상 1상 및 비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CKD-510은 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6(HDAC6)을 저해하는 비하이드록삼산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차세대 신약 후보물질이다.
발표에 따르면 CKD-510은 건강한 성인 87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 1상에서 약물의 우수한 안전성과 내약성이 입증됐다. 약물이 체내에서 일정 기간 어느 정도로 흡수되고 배출되는지를 알 수 있는 체내 동태 프로파일과 용량의 증량에 따른 HDAC6 활성 저해에서도 유의미한 결과가 확인됐다. 회사는 1일 1회 경구 복용 치료제로의 개발 가능성을 확보하고 유럽 임상 2상을 준비하고 있다.
샤르코-마리-투스병은 유전성 말초신경병증으로 유전자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희귀 질환이다. 손과 발의 근육 위축과 모양 변형, 운동기능과 감각기능의 상실로 보행이나 일상생활이 어렵지만 아직 세계적으로 허가된 치료 약물이 없다. CKD-510은 2020년 3월 미 FDA(식품의약국)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만큼 글로벌 첫 샤르코 마리 투스 치료제가 될 지 주목된다.
◇바이오신약으로 미래 먹거리 만든다= 종근당은 바이오시밀러에 그치지 않고 바이오 신약인 CKD-702 개발에도 도전하고 있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국내 임상 1상중인 항암이중항체 바이오신약 'CKD-702'는 적응증을 확대해 글로벌 임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CKD-702는 항암 효과와 작용 기전을 확인하기 위해 비소세포폐암 동물모델로 진행된 전임상 시험에서 간세포성장인자 수용체와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를 동시에 억제하는 항암 효과를 나타냈다. 특히 기존에 사용되던 c-Met,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 표적항암제(TKI)에 내성이 생긴 동물모델에서도 항암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종근당은 비소세포폐암을 적응증으로 CKD-702의 국내 임상 1상을 진행하고 내년에 글로벌 임상 1·2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향후 바이오마커를 기반으로 선별된 환자의 치료 효과를 확인해 미충족 수요가 높은 다양한 암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연구도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