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부동산세 부담을 완화하려는 정부 입법안이 당초 목표한 '8월 임시국회 내 통과'에 이르지 못할 전망이다.
1세대 1주택자 과세 기준을 올해 14억원으로 한시 상향하는 것이 종부세법 개정의 골자이지만, 이를 제외한 무쟁점 사항만 우선 입법하자는 거대야당 입장에 가로막혀 있다. 여권은 약 50만명에게 연말 '종부세 폭탄'을 안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정부 측이 추진하는 종부세법 개정 내용은 △1세대 1주택자 특별공제 3억원 추가를 통한 기본 공제금액 11억원→14억원 상향 △고령자 납부 일시 유예 △이사·상속 등으로 인한 일시적 1세대 2주택 가구에 대한 1주택자 혜택 부여 등이다.
그러나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 중 1주택 공제금액 한시 상향이 종부세를 무력화한다며 제동을 걸었다. 관련 의사일정도 불투명하다. 여야는 당초 30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각 상임위 통과 법안들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다음달 1일 정기국회 개회 직후로 순연했다.
정작 종부세법 개정안 처리 등을 논의할 국회 기획재정위 조세소위를 소위원장 자리 기싸움에 구성조차 하지 못해 우려가 고조됐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여야 모두 약속한 종부세 완화가 더불어민주당의 발목잡기에 무산될 위기"라며 "8월까지 법 개정이 되지 않으면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부자감세"라며 반발한 것엔 대선·지방선거 공약 번복이란 취지로 질타했다.
기재위 여당 간사인 류성걸 의원도 "이제 급격히 늘어난 종부세 과세 대상은 그대로 둔 채 민주당이 생각하는 일부만 통과시키자고 제안한다. 정말 후안무치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김성환 민주당 의원은 라디오에서 "(종부세는) 11월에 부과되는 것이어서 (법 개정을) 9월에 해도 불가능한 건 아니다"라며 조세소위 구성·협의가 우선이라고 맞섰다. 또 문재인 정부에서 과세기준 상향(9억원→11억원)이 한차례 있었다며, 정부의 공정시장가액 인하와 맞물리면 "이미 1가구 1주택 종부세는 최장 80%를 면제해줄 수 있는 기준도 있기 때문에 재산세 대비 종부세는 거의 종이호랑이 수준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달 내 법 개정이 불발되면 국세청의 9월 5~10일쯤 종부세 특례 신청 안내문 발송 계획부터 틀어지고, 11월말 특례 적용 없는 종부세 고지서를 보낼 수밖에 없어진다는 게 정부 측 입장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민생 하나를 본다면 종부세는 두말없이 오늘 중으로 해줘야 한다"면서"부자감세라는 이유로 부정적으로 보는데 '1주택'을 하자고 했던 민주당 안과 똑같다"며 "빨리 통과돼야 한다.손 못 대고 넘어가면 50만명이 혼돈에 빠진다"고 우려했다.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오후 대야(對野) 설득을 위해 국회를 방문해 김진표 국회의장,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 기재위 야당 간사인 신동근 민주당 의원 등 만남을 시도했다. 하지만 박 원내대표와 만남부터 불발되자, 그는 기자들을 만나 "조정이 가능한 부분이 있으면 조정해서 (법안) 마무리가 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하러 왔다"면서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어 "종부세 부담을 낮춰주려면 8월 말 때쯤 법안이 마무리돼야 국세청에서 정상적으로 안내 절차도 하고 납부 고지가 이뤄진다"며 "법안 처리가 늦어지면 현행 법체계에서 종부세를 부과할 수밖에 없어서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를 덧붙였다.
한기호기자 hkh89@
한덕수 국무총리(가운데)가 30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서울청사와 영상으로 연결해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