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동참한 뒤 13년째 대가 치러"
경찰에 당시 사태악화 책임 비판

2009년 파업으로 경찰로부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30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소송 취하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2009년 파업으로 경찰로부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30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소송 취하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2009년 쌍용차 사태 당시 경찰로부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극심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며, 소송 취하를 촉구했다.

쌍용차 국가손해배상 소송 피고 당사자들은 30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파업 참여 결정에 대한 대가를 13년째 치르고 있다"며 "경찰은 스스로 소송을 취하해 길고 긴 갈등의 시간을 끝맺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2018년 경찰이 쌍용차 사태에서 벌어진 국가 폭력을 인정했고,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경찰에 사태 악화 책임이 있다고 결정했음에도 여전히 소송이 취하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쌍용차 사태는 지난 2009년 쌍용차 노조원들이 사측의 구조조정 단행에 반발, 5월 22일부터 8월 6일까지 76일간 쌍용차 평택공장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인 사건이다. 지난 1998년 외환위기를 견디지 못한 쌍용차는 대우그룹에 매각됐다가 이듬해 채권단으로 경영권이 넘어갔다. 이어 2005년 중국상하이자동차를 새 주인으로 맞아들였지만, 상하이자동차가 인수 당시의 투자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데다 기술 유출 논란까지 일면서 2009년 기업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씽용차는 기업회생 절차 와중에 총 직원의 36%인 2600여명을 정리해고했고, 이에 반발한 쌍용차 노조가 평택 공장을 점거한 채 파업을 벌였다. 파업 당시 노조원들이 쇠파이프, 볼트·너트를 날릴 수 있는 다연발 사제총, 철근으로 만든 표창 등을 사측 직원과 경찰대원에게 사용해 논란이 됐고, 경찰은 노조에 대항해 테이저건과 최루액, 다목적 발사기 등을 사용해 논란이 일었다. 경찰은 쌍용차 노동자들의 파업 과정에서 인적·물적 손해를 입었다며 파업 참가 노동자 67명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배상금은 지연 이자 등을 합쳐 29억2000만 원에 달한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최근 대법원에 장기 계류 중인 소송 때문에 불안을 호소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트라우마 검사를 시행했다.

검사에 참여한 67명 중 외상 후 스트레스 진단을 받은 사람은 21명, 우울장애 진단을 받은 사람은 3명이었다. 또 대부분 파업과 재판에 따른 정신적 스트레스로 알코올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모두 1년 이상 장기 진료가 필요하며 재판 과정이 발병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의사 소견을 받았다.

피소 당사자들은 "피고가 된 개개인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2009년 상황을 끊임없이 복기하며 항변해야 했다. 그 결과가 오늘 대법원에 제출한 24명의 트라우마 진단서와 2명의 사망진단서"라고 밝혔다.

피소 당사자 중 한 명인 김정욱 씨는 기자회견에서 "해고되자마자 퇴직금과 부동산 가압류를 경험해, 지금 유지하고 있는 일상이 언제든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두려움을 끌어안고 13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사자 채희국씨는 "국가손해배상 청구 소송이라는 보이지 않는 투명 철장에 가로막혀 단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며 "오늘이라도 당장 소송을 취하하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박양수기자 ys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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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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