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면에서 김혜경 의혹 더 커
당분간 향후 정국의 저울될 듯

'배우자 리스크'가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다. 여야가 각각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와 유력 당권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부인 김혜경씨를 향한 공세를 퍼부으면서 정국의 방향이 어느쪽으로 쏠릴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여사가 영부인이라는 점에서 김씨보다 같은 의혹일 경우 리스크가 더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내용 면에선 김씨 의혹이 더 크다는 비판도 있어 당분간 향후 정국의 저울이 될 전망이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각각 김 여사, 김씨에 대한 총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은 김 여사의 도이치 모터스 의혹, 사적 채용 의혹 등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김 여사 리스크와 관련해 "우리 입장에서는 특별감찰관 없이 김건희 여사가 계속 사고 치는 것이 더 재미있다"고 말했다.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한 정청래 의원 또한 이날 BBS 라디오에 출연해 "김 여사 부분이 (이 의원보다) 훨씬 더 크다. 국가적인 불행일 수 있다"면서 "이 의원의 사법 리스크를 이야기하는데 지금까지 몇 년간 탈탈 털었지만 결국 다 무죄가 나오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정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김 여사를 겨냥한 특검법을 발의한 것을 두고도 "여당이 법사위에서 틀어막지 않겠느냐"며 "그렇다면 합법적인 방법은 패스트트랙"이라고 말했다. 검찰·경찰의 수사가 지지부진해 불가피하게 패스트트랙 카드를 꺼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여사의 경우 이날 민생경제연구소 등이 윤 대통령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고발한 사건인 이른바 '7시간 녹취록'에 사건을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가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처분했다. 일부 리스크를 덜어낸 셈이다.

국민의힘은 이 의원이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아내인 김씨는 몰랐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 "이 의원의 해명대로라면, 배모 사무관이 이 의원 가정에 무슨 음식이 필요한지를 스스로 판단한 후 구매해서 배달했다는 것이 되는데, 이는 매우 기이한 일"이라며 "당연히 김씨가 법인카드 사용을 교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이 의원은 SNS에 변호사 시절부터 함께 근무했고, 성남시장, 경기도지사를 거치는 동안 특채해 자신과 아내의 최측근으로 삼던 배모 사무관의 범행이라고 단정적으로 표현했다"며 "이는 김씨를 보호하기 위해 배모 사무관에게 모든 혐의를 뒤집어씌운 뒤 '꼬리 자르기'를 하는 것이고, 또한 배모 사무관에게 이러한 지침 내지 가이드라인을 내린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경찰 또한 김씨 사건을 바라보면서 액수가 아닌 모임의 성격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당선을 위한 식사 대접 자리로 해석될 경우, 액수와 관계없이 후보자 배우자의 기부 행위가 될 수 있다는 취지다. 공직선거법 113조는 국회의원이나 정당의 후보자와 그 배우자는 선거구 안팎에 있는 기관 등에 기부 행위를 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다.

다만 경찰은 김씨에 대해 혐의를 입증할 뚜렷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불구속 송치할 것으로 알려졌고, 그럼에도 이 사건의 핵심 인물인 배모씨에 대해선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에는 두 사람 모두 기소 의견으로 넘겨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검·경의 수사 상황이나 정치권의 공방을 놓고 판단할 때 김씨의 사법 리스크가 더 현실화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으나 대통령 부인이라는 지위에 있는 김 여사의 파장이 훨씬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까지 상황만 놓고 보면 김씨 의혹이 훨씬 직관적이고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지만 김 여사의 경우 작은 의혹이라도 사실로 판명날 경우 후폭풍이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다.

홍성걸 국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김씨가 법인카드를 그렇게 계속해 이용해왔다는 것은, 성남시장 시절과 경기도지사 시절까지 세금을 카드깡 해서 쓰고 다닐 정도로 모두 공사 구분이 없었다는 이야기밖에 되지 않는다"며 "몰랐다는 해명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이고, 본질적으로는 국민들의 세금을 도둑질 한 것"이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반면 김 여사 사건의 경우 대부분의 사건이 문재인 정부에서 수사가 시작됐기 때문에 검찰에서 문제를 발견했고 기소를 할 수 있고 승소까지 할 수 있었다면 당연히 했을 것"이라며 "대통령실 채용과 관련한 인사 문제 또한 전임 정부를 떠나 역대 모든 정부에서 항상 있었던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 디자이너의 딸은 그렇다면 사적채용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사안의 성격이 아니라 자리에 의해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동일하게 리스크가 발생했을 때는 더 무게감 있고 나라에 타격이 갈 수 있는 김 여사 문제가 중요하게 다뤄질 수 있다"면서 "의혹이니 사안별로 이건 이렇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두 사람 모두 살펴볼만한 의혹"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김 여사가 정국을 푸는 해법에는 대통실이 먼저 나서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며 "특별감찰관을 빨리 임명하는 등의 방법으로 리스크를 줄여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재섭·권준영기자 yjs@dt.co.kr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왼쪽)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부인 김혜경씨. <성남시청 제공,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왼쪽)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부인 김혜경씨. <성남시청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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