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환경규제 혁신방안' 발표
한화진 "규제품질 높여 혁신유도"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지난 25일 환경규제 혁신방안과 관련해 사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환경부 제공>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지난 25일 환경규제 혁신방안과 관련해 사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환경부 제공>
그동안 커피찌꺼기는 생활폐기물로 취급돼 각종 규제를 받아왔다. 대부분은 재활용되지 않고 종량제 봉투에 버려져 소각·매립돼왔다. 그러나 지난 3월부터는 '순환자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절차가 간소화돼 연간 7000t이 넘는 커피찌꺼기가 플라스틱 제품, 화장품 원료, 바이오연료 등으로 재활용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러한 사례가 확산하도록 환경규제를 '포지티브'에서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한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26일 대구 성서사업단지에서 열린 '제1회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환경규제 혁신방안'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한 장관은 "과거의 환경규제 혁신은 기업 요구에 따른 규제 완화에 치중해 국민의 높은 요구를 고려하지 않고 추진됐다"며 "사회적 반발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제했다.

이에 환경부는 폐지, 고철, 폐유리 등 유해성이 적은 폐기물을 순환자원으로 인정해 규제 적용대상에서 제외할 계획이다. 또 폐기물 규제특례제도(규제 샌드박스) 도입, 재활용 환경성평가 활성화 등을 통해 재활용 가능 물질의 범위를 대폭 확대한다. 이렇게 되면 연 2114억원의 폐기물 처리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뿐 아니라 재활용 확대로 연 2000억원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게 환경부 측 추산이다.

'화학물질등록평가법'과 '화학물질관리법' 등 기업 부담을 키운 규제도 개선한다. 이들 법은 저위험 물질 취급시설과 고위험 물질 취급시설에 330여개의 똑같은 규제를 적용해 관련 업계로부터 과도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환경부는 향후 화학물질의 유·위해성에 따라 취급시설 기준, 영업허가 등 규제를 차등 적용키로 했다. 작년부터 가동돼 온 '화학안전정책포럼'에서 개선방안을 찾는 논의도 이뤄질 예정이다.

개선 요구가 컸던 환경영향평가 제도에는 현재 선진국에서 활용되고 있는 '스크리닝 제도'를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한 장관은 "현행 제도는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은 모두 평가를 받도록 규정하여 평가 건수가 지나치게 많고, 평가를 위한 조사의 항목과 범위도 광범위하다 보니 평가가 부실·형식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며 "지역주민과 사업자가 진행상황을 알 수 없는 깜깜이 평가라는 문제도 제기됐다"고 말했다. 수십년간 누적된 평가 데이터를 바탕으로 조사 범위와 항목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겠다는 설명이다.

이 외에도 환경부는 신설·합병기업에 불리하다고 평가되는 현재 온실가스 배출권 추가 할당 조건을 조정하고, 기업이 국외에서 배출량을 줄인 실적을 국내 실적으로 전환하게 쉽도록 관련 절차를 간소화한다. '이산화탄소 포집 및 활용·저장'(CCUS) 기술로 포집한 이산화탄소에 폐기물 규제를 면제하고, 재활용 유형을 신설해 2024년까지 7547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계획이다. 폐플라스틱에서 추출한 열분해유를 플라스틱 원료인 '나프타' 제조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가축분뇨, 음식쓰레기 등의 바이오가스 직거래 공급량 규제를 조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전기차 폐배터리를 순환자원으로 인정하고, 색상, 디자인 등만 다른 제품은 하나의 제품으로 인증받을 수 있도록 '환경표지 인증제도'도 손 볼 예정이다.

한편, 환경부가 규제혁신을 이유로 기업 규제완화에 앞장선다는 지적을 두고 한 장관은 "현재 규제가 너무 경직된 부분이 있다"며 "현장에서 규제가 지켜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규제의 품질을 높이고 이를 통해 혁신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준기자 blaa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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