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 따르는 韓 악영향 불가피 10·11월 얼마 올릴지는 지켜봐야 "무리한 레버리지 투자 경계해야"
오건영 신한은행 WM그룹 부부장. 박동욱기자 fufus@
오건영 신한은행 WM그룹 부부장
한국은행(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25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사상 첫 4회 연속 기준금리 인상 기록을 남겼다.
지난 5월 '인플레이션에서 살아남기'를 출간해 40년 만에 돌아온 초대형 규모의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오건영(43) 신한은행 WM(자산관리)그룹 부부장은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예상됐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만난 그는 "시장에선 한은이 지난달 '빅 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한 번 더 0.5%포인트 인상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었다"며 "이번 인상률은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금리를 한번에 0.5~0.75%포인트 인상까지 했지만 우리나라는 좀 달라요. 미국은 올해 3월부터 기준금리를 올렸고, 우리는 이미 지난해 8월부터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했어요. 물가 레벨은 미국이 좀 더 높고요. 우리나라의 경우 가계부채가 굉장히 많아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올리면 가계의 재무구조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어요. 다행히 선제적이고 유연한 조치를 취해 작은 폭의 금리 인상을 연속적으로 할 여지가 생겼죠."
오 부부장은 "미국의 물가가 도저히 잡을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뛰면 연준이 금리를 최고 1%포인트까지도 인상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는 미국 금리와의 연동성이 커서 결국 따라갈 수밖에 없는 문제가 생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그래서 한은이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빅 스텝 가능성을 열어놓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기조적으로는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연속적으로 가는 게 더 좋을 것 같다는 게 현재 한은의 입장"이라며 "남은 10월과 11월 금통위에서 두 번 다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정도 인상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오 부부장은 "과거와 달리 지금은 인플레이션이 초래하는 부작용을 확실히 알고 있어 연준에서 물가 안정을 위해 굉장히 노력하고 있다"며 "이게 제일 중요한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준은 물가를 잡기 위해 어느 정도 금리를 올려놓았지만 끝났다고 단언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오 부부장은 물가 상승 원인으로 수요 증가와 공급망 문제 등을 꼽았다. "소비는 코로나19에 따른 보조금 지급이 중단돼 조금 둔화되는 모습이에요. 중앙은행의 긴축 정책은 시차를 두고 인플레이션을 억누르는 영향을 줄 거예요. 그런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공급망 문제는 예측 영역에서 벗어났어요. 다만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4분기 정도에는 물가가 피크 아웃(정점 통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고물가시대 생존 전략을 묻는 질문에 그는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투자하는 이른바 레버리지 투자를 우선 경계해야 한다"고 답했다. 보유 자산의 펀더멘털에 대해 좀 더 냉정하게 바라보면서 포트폴리오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그는 또 "기업의 경우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재고자산을 쌓으려고 할 수 있겠지만 제품 가격이 오를 것으로만 기대하고 재고를 크게 늘리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며 "부채를 철저히 관리하지 않고 대출로 자금을 모아 설비 등에 투자하는 건 위험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