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상 증가 규모 '3.4→0.6%' 통계기구 시장 전망치 잇단 하향 인플레이션 지속 세계 경제 둔화 설비 투자액 역성장 가능성 증가
<세계반도체통계기구(WSTS) 제공>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면서 글로벌 경기의 바로미터인 반도체 산업의 성장성에도 우려의 시선이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들은 올해와 내년 반도체 시장에 대한 성장 예상치를 하향 조정하며 '혹한기'에 대비할 것을 경고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주력으로 하는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0%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4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반도체 설비 투자액은 185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수치다. 다만 지난 3월에 내놓은 전망치 1904억 달러에 비교하면 약 3%포인트(p) 증가 규모가 줄어들었다.
IC인사이츠는 올해 상반기 반도체 기업들의 팹 가동률이 90%를 웃돌았으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역시 주문 호조로 100% 가동률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이에 따른 세계 경제 둔화로 반도체 제조사들이 올해 중반부터 투자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어 내년 설비 투자액은 역성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실제로 일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제조사들은 이미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 역시 당초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WSTS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전년 대비 13.9% 증가한 6330억 달러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최근 내놓았다.
이는 지난 6월 초 16.3% 증가 전망에서 두 달 사이에 2.4%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이다. 내년 반도체 성장률 전망치 역시 기존 5.1%에서 4.6%로 소폭 수정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메모리반도체의 조정이 가장 컸다. WSTS는 두 달 전만 해도 메모리반도체 시장 규모가 올해 18.7% 성장할 것으로 관측했으나 이를 8.2%로 내려 잡았다. 내년 예상 증가 규모는 3.4%에서 0.6%로 줄였다. 지난해 집계한 메모리반도체 시장 증가 규모는 30.9%였다.
실제로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이미 수요 감소에 따른 가격 하락과 시장 위축이 현실화되고 있다. 스마트폰·PC 등 IT 제품 수요가 위축됐고, 개중 성장세가 돋보였던 기업용 서버 시장에서도 IT 기업들이 투자를 축소하면서 성장세가 정체된 것이 이유다.
이와 관련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3분기 메모리반도체 주요 품목인 낸드플래시 가격이 2분기보다 13~18%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 달 전보다 하락폭이 5%포인트 가량 확대됐다.
D램 역시 3분기 가격이 최대 18%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렌드포스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세계 경제를 약화시키면서 다양한 소비자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수요가 2분기부터 하향 조정됐다"며 "제조사들이 생산능력 계획을 축소하지 않으면 가격 하락세는 4분기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