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가보다 전세금이 높은 '깡통전세' 등
국토부·HUG·부동산원 의심사례 분석
정밀수사 대상 1만건 넘어, 보증금 약 1조581억원 규모

국토교통부는 전세사기 의심사례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부동산원와 함께 분석해 1만3961건을 경찰청에 제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전세사기 의심 사례. <자료=국토교통부>
국토교통부는 전세사기 의심사례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부동산원와 함께 분석해 1만3961건을 경찰청에 제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전세사기 의심 사례. <자료=국토교통부>


임대인 A씨는 공인중개사와 공모해 총 임차인 500여명과 소위 전세금이 매매가보다 높은 '깡통전세' 임대차계약을 맺었다. 이후 A씨는 임대인B에 주택을 매도하고 잠적했다. B씨는 주택을 매입할 능력이 안 되는 무자력 임대인으로 소위 '무갭 투자'를 한 것으로 보인다. 공인중개사는 임차인을 연결해주는 대가로 전세금 10%를 수수료 명목으로 수령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한 100여 세대에 약 300억원의 전세금을 돌려받았지만, 나머지 세대들은 주택이 경매로 넘어가도 은행에 선순위채권이 있다면 전세금을 온전히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국토교통부는 이와 같은 전세사기 의심사례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부동산원와 함께 분석해 1만3961건을 경찰청에 제공했다고 24일 밝혔다.

국토부는 우선 HUG가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대위변제(임대인 대신 보증금을 갚음)한 이후에도 채무를 장기간 상환하지 않고 있는 집중관리 채무자 정보 3353건을 경찰에 넘겼다. 이에 해당하는 임대인은 총 200명으로, HUG의 대위변제액만 6925억원에 달했다.

HUG 관계자는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한 임차인이 전세금을 받지 못하게 되면, 대신 임차인에게 전세금을 반환하고 임차인이 집주인에게 받은 전세금반환채권을 양도받아 그것을 근거로 주택을 경매에 넘겨 전세금을 회수한다"고 설명했다. 대위변제액은 HUG가 주택 경매와 자산 추적 등으로 집주인으로부터 반환받아야 할 금액에 해당한다.

국토부는 이 가운데 26명의 임대인(2111건·4507억원)에 대해 경찰에 직접 수사를 의뢰했다. 또 다수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임대보증금(전세금) 반환 보증보험가입' 의무 등을 위반해 행정처분을 받은 임대사업자 9명(등록임대주택 378호)에 대한 자료도 경찰에 넘겼다.

더불어 깡통전세 등 실거래 분석을 통해 전세사기로 의심되거나 경찰이 이미 수사에 착수한 사건 1만230건도 정밀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와 관련한 임대인만 총 825명으로, 이들 사건의 보증금 규모는 1조58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인 사례로 아파트 1동을 통째로 소유한 C씨는 담보대출이 연체돼 은행으로부터 경매가 진행된다는 통지를 받았으나, 공인중개사와 공모해 이런 사실을 숨기고 임차인 약 30여명과 임대차 계약을 체결해 보증금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임대인 D씨는 악성채무자로 HUG 보증채무로 임차인 모집이 어렵게 되자 지인 E씨에게 주택을 매도하고, E씨 명의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해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았다.국토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전세사기 의심 사례를 집중 분석해 경찰에 제공하고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민호기자 lmh@dt.co.kr

전세사기 의심 사례. <자료=국토교통부>
전세사기 의심 사례. <자료=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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