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비핵화 로드맵 '담대한 구상'에 대한 북한의 거부에 대해 '정부 대응을 적절했다'고 평가하면서 한미 대책 수립을 통한 비핵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박 전 원장은 20일 자신의 사회연계망서비스(SNS)에 "북한은 대통령의 '담대한 계획' 광복절 경축사에 이례적으로 4일 만에 김여정 부부장의 노동신문 담화를 통해 강력 반발, 거부했다"며 "대통령의 진전된 제안이지만 북한은 거부할 거라고 예측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정부가 북의 반응에 강한 비난보다 원만한 대응을 한 것은 적절했다고 평가한다"며 "정부는 북이 비핵화의 길로 들어서도록 한미간 대책을 먼저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원장은 북한에 대한 요구를 검토해달라고 권했다.
그는 북핵문제, 북 인권문제, 한미연합사 군사훈련 문제에 대해 "제가 특사로 나섰던 22년전 2000년 6.15 공동선언 후 남북미 3국간에 지금까지도 해결하지 못한 3대 숙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00년 8월15일 당시 김정일이 제게 확인해 준 김일성 수령의 유훈은 '미국과 관계를 개선해 체제보장을 받는 것'과 '미국의 경제제재 해제를 받아 경제발전을 시키라는 것'"이었다며 "최근 북한은 적대적 행동을 하지 말라, 행동 대 행동으로 경제제재 해제를 하라고 요구한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이러한 사항들을 검토하면 한미간 정책수립이 가능하리라 판단한다"며 "김정은은 핵을 폐기하지 않는다. 이러한 조건들이 조성되면 점진적인 행동 대 행동으로 비핵화의 길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맞물려 식량·인프라 지원 등 경제협력 방안에 정치·군사적 상응조치까지 제공하겠다는 '담대한 구상'을 북측에 정식 제안했다.
이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전날 비핵화 로드맵 '담대한 구상'과 관련해 "어리석음의 극치다. 우리는 절대로 상대해주지 않을 것"이라면서 "새로운 것이 아니라 10여년 전 이명박 역도가 내들었다가 세인의 주목은커녕 동족 대결의 산물로 버림받은 '비핵, 개방, 3000'의 복사판에 불과하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