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尹 장예찬, 反尹 이준석에 "이름없이 헌신한 청년들 앞 선당후사 말할 자격없어" 비판 기자회견문 올린 페북글에 李 "그렇게 해서 니가 더 잘 살 수 있다면 응원할게" '라이코스·토리' 비유 이어 하대 일관…長 "형님, 한번 고민했으면"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공동취재]
지난 8월18일 국민의힘 제20대 대선 선거대책본부 청년본부장을 지낸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의 페이스북 글에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단 댓글과 장 이사장의 답글.<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 페이스북 갈무리>
국민의힘 청년 정치인끼리 반윤(反윤석열)과 친윤(親윤석열) 스탠스로 공개 대립했다. 이준석(37) 전 당 대표가 자신의 윤석열 대통령 및 친윤 인사 비난행보를 '내로남불' '국정동력 상실 원인' '자기정치' 등으로 비판한 장예찬(34) 청년재단 이사장에게 "그래 예찬아 그렇게 해서 니가(네가) 더 잘 살 수 있다면 나는 널 응원할게"라고 하대(下待)로 일관하면서 신경전이 벌어졌다.
앞서 장예찬 이사장은 지난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준석 전 대표는 선당후사라는 숭고한 단어 앞에서 내로남불하지 말라"며 "언론의 주목을 받은 이 전 대표나 저 같은 사람은 대선을 통해 자신을 증명할 기회를 잡은 것일 뿐, 이름도 알리지 못하고 헌신한 다른 청년들 앞에서 감히 선당후사 했다고 말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친이준석계만이 당 청년을 대표하는 게 아니란 지적도 했다. 지난 13일 이 전 대표가 "저에 대해 '이 새끼 저 새끼' 하는 사람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 당대표로서 열심히 뛰어야 했던 제 쓰린 마음이 여러분이 입으로 말하는 선당후사 보다 훨씬 아린 선당후사"라며 "저야말로 양의 머리를 흔들며 개고기를 팔았던 사람"이라고 주장한 기자회견을 정면 비판한 것.
장 이사장은 또 "지난해 8월 의원들에게 선당후사를 요구한 당사자가 바로 이 전 대표"라며 "언론의 관심을 즐기며 무책임한 비난에 몰두하는 것은 잠시 살지만, 영원히 죽는 길"이라고 말했다. "윤리위 징계 전후 대처, 당과 정부에 대한 일방적 비난은 국정 동력 상실의 주요 원인이 됐다"며 당대표 직이 자기정치를 위한 게 아니라고도 했다.
장 이사장은 지난 대선 윤석열 대통령의 국민의힘 입당 전부터 조력자로 나섰고, 본선 당시 선거대책본부 청년본부장과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년소통TF 단장을 맡기도 했다. 이 전 대표와는 정치평론 활동 경력이 겹치고, 호형호제(呼兄呼弟)해온 사이이면서도 묘한 긴장을 연출해왔다.
지난해 12월초 장 이사장은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출범 전 '김종인 원톱 총괄선대위원장'을 요구, 후보에게 무한한 책임이 있다며 잠행하던 이 전 대표를 향해 "형은 37살의 청년 정치인이 아니라 제1야당의 당 대표"라며 당무 복귀를 촉구했었다. 이때는 이 전 대표를 "준석이형"으로 지칭했으나, 이번 기자회견에선 무거운 어조로 전환했다.
지난 6월12일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장예찬 전 대통령선거 선거대책본부 청년본부장이 출연한 TV토론을 보고 남긴 관전평 성격의 페이스북 글.
이 전 대표는 올해 2월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재벌해체' 과거 어록 부정 발언을 반박한 장 이사장의 페이스북 글에 "잘했어 라이코스"라는 댓글을 달았고, 지난 6월12일 장 이사장의 방송토론 관전평으로 "예찬이 식당에서 일하더니 이제 라면 좀 끓이는구나"라며 "라이코스에서 토리로 업그레이드해주마"라는 글을 썼다.
'라이코스(Lycos)'는 현재는 폐쇄된 해외 포털사이트로, 우리나라에선 1990년대말 '검정 개'가 등장해 검색 대상을 찾아 신속하게 물어다 준 뒤 "잘했어 라이코스"라는 칭찬을 듣는 TV광고로 이름을 알린 바 있다. '토리(윤 대통령 반려견 추정)'로 승격시켜주겠다는 후속 언급을 미뤄 이 전 대표는 장 이사장을 공공연히 '개'에 빗댔다는 해석이 나왔다.
자신을 향한 비판 기자회견문을 장 이사장이 페이스북 글로 올리자, 이 전 대표는 "그래 예찬아 그렇게 해서 니가 더 잘 살 수 있다면 나는 널 응원할게" 한줄 댓글을 남겼다. 이에 장 이사장도 답글로 "형님, 저도 그렇고 오세훈 (서울)시장님이나 홍준표 (대구)시장님도 형님이 더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윤 대통령과 당을 향한 여론전 자제 등) 여러 이야기를 했다고 생각합니다"라며 "한 번쯤 고민해보면 좋겠습니다"라고 응수했다.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 상에서 추가 대응을 하진 않았다. 그러나 페이스북 댓글을 달기 전, 한 언론을 통해 "윤 대통령을 뽑은 젊은 세대를 찾아서 이준석 보고 찍었는지, 장예찬 보고 찍었는지 살펴서 그 비율을 보면 될 일"이라고 프레임을 제기하면서 "공익재단 이사장 자리를 받았으면 정치에 개입하지 않는 게 좋다"고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친이준석계인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과 이 전 대표가 주관한 토론배틀 '나는 국대다'로 선발됐던 곽승용·이유동 전 부대변인 등은 '친이준석계의 목소리에 의해 가려진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는 장 이사장 언급에 공개 반발했다.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은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목소리를 내는 당내 많은 청년당원들의 모습을 단순히 당대표를 위해서 그런 것이라고 치부하다니 그 알량하고 졸렬한 시각에 참 유감"이라며 "역사적으로 앞잡이라 불렸던 자들은 늘 그렇게 흐린 시야로 국정을 망치고 국민들의 분노를 샀다는 사실을 직시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