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휴 대신 직접 진출의사 밝혀
중·저신용자 대출 고객층 겹쳐
협업관계 아닌 본격 경쟁 상대로
카드사 "밥그릇 싸움 심화" 긴장

카카오뱅크가 신용카드업 진출 의지를 보이면서 앞서 라이센스 취득 의사를 밝힌 토스뱅크와 함께 주목받고 있다. 각사 제공
카카오뱅크가 신용카드업 진출 의지를 보이면서 앞서 라이센스 취득 의사를 밝힌 토스뱅크와 함께 주목받고 있다. 각사 제공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의 신용카드 사업 진출 선언으로 인터넷 전문은행과 신용카드사 간 전운이 감돌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전날 제휴 신용카드 사업 확장 성과를 설명하면서 직접 신용카드 시장에 나설 수도 있다고 밝혔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이날 진행된 상반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신용카드의 경우 제휴를 모든 카드사로 확대해 범용성을 강화하기 위한 논의를 현재 진행하고 있다"며 "(금융당국으로부터) 라이선스 취득을 통한 직접 진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금융사와의 제휴로 6월말 현재 누적으로 47만장의 신용카드를 발급한 상태다. 작년말 대비 28% 늘어난 것이다. 카카오뱅크가 신용카드업에 직접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것은 여신 포트폴리오 확장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신용카드업은 금융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할 수 있는 사업이어서 단기간내 빠른 추진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다만 지난해 은행의 신용카드 사업 허가 조건이 일부 완화되면서 길은 열려 있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여신전문금융업법을 개정해 은행의 신용카드업 겸영 허가시 대주주 요건에서 '부실 금융기관의 대주주 여부 심사'만을 검토한다.

대부분의 시중은행이 자체적으로나 계열사를 통해 신용카드 사업을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터넷 전문은행의 신용카드업 진출 허용을 염두에 둔 규제 완화라는 해석이다.

토스뱅크도 지난해 10월 출범할 당시 신용카드업 진출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면서도 "출범 초기엔 인터넷은행이 할 수 있는 영역 중 한 가지로 꼽은 것으로, 신용카드 라이선스를 취득해 상품을 개발하는 과정 자체가 순식간에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카카오뱅크는 KB국민카드와, 토스뱅크는 하나카드와 체크카드 사업을 제휴하고 있다. 카카오와 토스는 현재 은행, 보험, 증권업에 진출해 있는 상태다. 직접 신용카드업에 나서면 막대한 월간활성이용자수(MAU)와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상품을 출시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업계들은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현재도 대출의 주 고객층이 중·저신용자로 겹치면서 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토스뱅크의 '카드론 대환대출 사업'이 대표적 사례다. 앞서 토스뱅크는 삼성카드 카드론의 대환대출을 시도했다가 카드업계 반발이 심화하자 사실상 철회한 바 있다. 카드사들은 표면적으로 보안상 취약점이 존재한다며 반발했지만, 그 이면에는 카드사들이 그간의 심사 노하우(경험)을 통해 모은 카드론 고객들을 토스뱅크가 수집해간다는 비판이 거셌다. 여기에 대환대출을 신청한 카드론 고객을 토스뱅크가 다시 심사하면서 리스크가 적은 차주만을 선별해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바꿔 말하면 고객을 빼가면서도 부실 등의 요소가 있는 카드론 차주만을 카드사에 남길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 전문은행과 카드사들은 그간 제휴 신용카드를 출시하거나 결제 대행업무를 수행하는 등 협업관계를 유지해왔지만 이제는 본격적인 경쟁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업황이 녹록치 않은 카드사들로선 여유롭게 대응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 신용카드 업계는 신한·KB국민·삼성·현대카드 등 8개 카드사가 경쟁을 벌이고 있어 이미 포화상태다. 카드사들의 본업인 지급결제 사업도 빅테크들의 간편결제 확대로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카드사들은 카드대출, 자동차 금융, 해외 진출 등 수입원 확대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중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인터넷 전문은행의 신용카드 사업은 예금, 대출 등으로 한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신용카드, 할부금융 등으로도 넓히려는 전략"이라며 "갈수록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선희·문혜현기자 view@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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