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조해진(왼쪽부터) 의원과 하태경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당헌개정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추진하는 가운데 조해진·하태경 의원이 4일 '당원권 6개월 정지' 중인 이준석 당 대표가 비대위 출범 후에도 복귀할 수 있게 하는 당헌 개정안을 냈다. 서병수 전국위원회 의장 등 당내 절대다수는 비대위 출범이 곧 기존 지도부(최고위원회) 해산으로 이어진 전례대로 당헌당규를 해석하고 있는데, 상임전국위·전국위 개최를 앞두고 이 대표 복귀를 위한 안건을 발의한 것이다.
조해진·하태경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 당은 파국이 아니라 상생의 길로 가야 한다"며 이런 내용의 당헌개정안을 당 기획조정국(기조국)으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친이준석계로 분류돼 왔고, 조 의원은 이 대표가 출범시킨 당 혁신위의 부위원장이자 상임전국위원 일원이기도 하다.
두 의원은 "정권교체에 성공한 집권당이 끝모를 당권투쟁에만 몰두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태"라며 "우리 당은 (지난달 11일 권성동 원내대표의 당 대표 직무대행 역할을 추인한) 의원총회에서 이미 이 대표 징계를 '궐위'가 아닌 '사고'로 규정했다. 당대표가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는 5일 상임전국위에선 앞서 의원총회 참석 의원 89명 중 88명이 총의를 모은대로 이 대표의 직무가 정지된 '사고' 상태와 더불어 최고위원들의 줄사퇴 선언을 아울러 최고위가 기능을 상실한 '당 비상상황'으로 볼지에 대한 유권해석을 내릴 예정이다. 비상상황으로 해석되면 비대위 구성 요건을 만족한다는 판단 아래 현행 당규상 미비된 당 대표 직무대행의 비대위원장 임명권한을 신설하는 당헌 개정, 비대위원장 추천 및 임명안 등의 전국위 의결이 이어지는 수순이다.
그러나 두 의원은 "젊은 당대표를 몰아내기 위해 명분 없는 징계에 이어 억지 당헌 개정까지 하려 한다. 이 대표 몰아내기는 당헌·당규와 법리적으로 아무런 명분도 정당성도 없다"고 반발했다. 이들은 당 대표, 권한대행 외에 직무대행도 비대위원장 선임이 가능하도록 하는 당헌 96조 개정 자체엔 찬성했으나 비대위 존속 기간 관련 7항을 개정안에 신설해 '당 대표 궐위시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이 선출될 때까지, 당 대표 사고 시는 당 대표가 직무에 복귀할 때까지'로 한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또 8항을 신설해 '당무 복귀시 당 대표는 전국위원회의 의결로 최고위원을 선임하여 잔여 임기를 수행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지난달 8일 '성접대 증거인멸교사 의혹'으로 당 중앙윤리위로부터 6개월 당원권 정지 처분된 이 대표가 내년 1월 복귀하고 같은해 6월까지 남은 임기 동안 최고위원을 보궐해 지도부를 이끌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비대위가 설치되면 최고위는 즉시 해산된다는 내용의 기존 6항에도 '당 대표 사고 시는 위 규정이 당 대표의 지위를 해하지 아니한다'는 문구를 더해 이 대표 자동해임 차단에 나섰다.
두 의원은 지난 3·9 대선과 6·1 지방선거 승리를 두고 "청년과 중도층의 지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며 특정 유권자 계층과 이 대표의 거취를 직결시키는 논리를 폈다. 그러면서 "부디 파국 당헌안은 즉각 반려되고 상생 당헌안이 유일한 안으로 채택돼 전국위에서 통과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하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서 의장과 개정안에 대해 (사전에) 의견 교환이 있었고, (서 의장은) 오늘 중으로 기조국에 (개정안을) 제출하면 상임전국위에서 이 개정안을 논의한다고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