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승강기를 기다리면서, 당내 현안에 대한 취재진의 물음에는 묵묵부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거침없이 내달리고 있다. 의원총회에서 '89명 중 88명' 압도적 찬성으로 '당 비상상황'이란 총의를 모은 지 하루 만에 지도부 의결로 절차에 돌입했다. 친이준석계는 이준석 대표의 당원자격 정지 상태에서 축출이 가시화하자,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2일 국회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고 상임전국위와 전국위 소집 요청안을 의결해 비대위 전환을 위한 공식 절차를 개시했다.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성일종 정책위의장, 사퇴 선언은 했으나 사퇴서 접수를 하지 않은 배현진·윤영석 최고위원 4명이 참석해 최고위 과반 정족수를 채웠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당규상 최고위원회 총원은 9명인데, 사퇴 처리가 '완료'된 김재원·조수진 전 최고위원을 제외한 7명을 재적 인원으로 봤다. 앞서 '궐위'가 아닌 '사고' 상태란 해석이 나온 이 대표도 재적 인원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비대위에 반대해온 이 대표 측 김용태 청년최고위원·정미경 최고위원이 불참했음에도 전국위 소집 요청이 강행됐다.
이후 국민의힘은 먼저 이번주 금요일(5일)쯤 상임전국위를 열어 현재 당이 '비상상황'인지 유권해석을 받고, 이후 전국위를 열어 비대위 구성을 의결할 전망이다. 현재 비대위원장 임명 의결이 가능한 주체가 당 대표 또는 권한대행으로만 적시돼 있는 당헌을 고쳐 직무대행도 행할 수 있게 만드는 밑작업도 병행한다.
당초 전국위원장인 서병수 의원이 전국위를 소집할 당헌당규상 근거가 없다며 완강히 반대했으나, 이날 권 직무대행을 비롯해 정진석·주호영·홍문표 의원 등 4선 이상 중진들과 오찬 회동하기 전후 기류가 바뀌었다. 권 직무대행은 상임전국위·전국위 조기 소집 논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비대위원장 선임을 위한 의견 수렴도 시작됐다.
서 의원은 오후 한 라디오에서 유권해석 및 당헌개정을 위한 전국위 등 소집을 예견하면서도 5일 상임전국위 개최 여부엔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물리적으로 시일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봤다. 서 의원은 비대위 구성 시 이 대표가 자동 궐위될 수밖에 없다며, 이 대표 측의 소송 등 법적 조치를 우려해 '명예로운 퇴진'을 준비해줘야 한다고 했다.
여당의 '이준석 지도부' 종식에는 일단 찬성 여론이 높은 상황이다. 리서치뷰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지난 7월 30일~31일·전국 성인 1000명·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국민의힘 진로를 두고 '조기 전당대회' 29%, '비대위 체제 전환' 27%의 응답이 나왔다. '직무대행 체제 유지' 찬성은 불과 10%였다. 국민의힘 지지층 (341명)응답에선 조기전대 37%, 비대위 전환 32%, 직대체제 유지 17% 순이어서 지도부 교체론이 70%에 육박했다.
이 가운데 친이준석계의 반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최고위 의결에 김 청년최고위원은 SNS를 통해 "당 최고위원들의 '위장사퇴' 쇼를 목도하게 돼 환멸이 느껴진다"고 했고, 이 대표 본인도 배 최고위원을 지목해 '언데드'(Undead·되살아난 시체)라고 비꼬았다. 당 수석대변인인 허은아 의원은 "침묵이 찬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절차 문제를 제기했다. 옛 새로운보수당 수장이자 이 대표와 가까운 유승민 전 의원은 SNS에 '그건 니 생각이고'란 제목의 대중가요를 공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