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식 전 국립서울맹학교 강사 [유족 제공]
최영식 전 국립서울맹학교 강사 [유족 제공]
시각장애 학생들을 위해 봉사의 일생을 산 최영식 전 국립서울맹학교 밴드부 강사가 29일 오전 8시30분께 강동성모요양병원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9세.

31일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육군교향악단에서 활동하다 1969년 17년간의 군 생활을 정리하고 상사로 예편했다. 고인은 함남 홍원에서 태어났다. 그는 자원봉사차 찾아갔던 서울맹학교의 개교 60주년(1973년) 기념 공연에 설 밴드부를 맡아달라는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대전 KBS 악단 일까지 그만두고 2011년까지 38년간 '서울맹학교 밴드부 강사'로 일했다. 평일뿐만 아니라 휴일에도 학교 기숙사 한쪽 생활관에 머물며 학생들에게 악기를 가르쳤다.

1973년 창단된 서울맹학교 밴드부는 전국 장애학생 음악콩쿨에서 대상을 받은 것은 물론, 1988년 서울 장애인올림픽 대회 개막식 연주, 1995년 전국일본장애인체육대회 초청 연주 등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고인이 가르친 학생 중 국내 시각장애 음악학 박사 1호인 클라리네티스트 이상재 나사렛대 교수, 이재혁 한빛예술단 한빛오케스트라 지휘자 등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 교수는 지난 2013년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최영식 선생님이 가르쳐주신 하모니의 힘을 믿어요. 선생님은 '이해받으려고만 들지 말고 이해하는 힘을 키우라'고 가르쳐 주셨어요."라고 말했다.

편곡자 겸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는 이기현 핫로드사운즈 대표는 30일 페이스북에 "저의 초, 중, 고 시절 어떤 선생님보다 더 오랜 시간을 함께했던 은사님이 계셨다"며 "수십 년간 많은 시각장애인 밴드부원들의 눈과 손과 발이 되어 주셨고, 수많은 악기를 일정 수준 이상 다루시는 엄청난 실력을 뛰어넘는 엄청난 인품으로 학생들에게 사랑과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던 분"이라고 추모했다.

서울맹학교를 졸업한 뒤 현재 서울 신명중학교 영어 교사로 일하며 직장인 밴드에서 활동하는 김헌용(36)씨는 31일 페이스북에 "선생님은 제 삶을 바꿔주셨다"며 "제가 교사가 된 것도, 아직도 음악을 하는 것도 모두 전적으로 선생님 덕입니다"라고 적었다.

유족은 부인 김정애씨와 사이에 2남1녀(최형준·최승필·최희진) 등이 있다. 31일 오전 발인을 거쳐 국립괴산호국원에 안장됐다. 김성준기자 illust76@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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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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