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을 두고 정부와 경찰의 대립이 격화하면서 정치권도 대리전을 치르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경찰의 집단행동이 한계를 넘었다"며 정부의 편에서 강경대응을 예고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은 "원내 경찰국 TF(태스크포스)를 당 차원으로 확대하겠다"고 경찰 편에 섰다.
권 직무대행은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찰의 반발에 대해 "직무유기이자, 국민 혈세로 월급을 꼬박꼬박 받는 이들의 배부른 밥투정"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가 밀실에서 정권 입맛에 맞게 인사권을 행사할 때는 침묵하더니 인사지원부서를 만든다고 장악 운운하며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누가 봐도 선택적 분노이자 정치 규합일 뿐"이라고 말했다.
권 직무대행은 이날 페이스북에서도 경찰 측이 경찰국 대신 '국가경찰위원회'를 실질화해 통제를 받겠다는 안을 내놓은 것에 대해 "궤변"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현재 경찰위원회 위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사람들"이라며 "(위원회의) 김호철 위원장은 민변 회장 출신이고, 하주희 위원은 민변 사무총장"이라고 했다. 경찰이 그럴듯한 명분을 앞세웠지만 실제로는 야권 편향적인 인사들의 통제를 받겠다는 뜻이나 다름이 없다는 것이다. 경찰 출신 국민의힘 의원(윤재옥·김석기·이철규·이만희·김용판·서범수)들도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언급하면서 "대통령의 수족이나 다름없는 청와대 비서실의 통제나 지휘를 받으면 중립성과 독립성이 보장되고, 행안부 장관의 통제나 지휘를 받으면 침해된다는 것인가"라면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본연의 업무수행에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주장은 그동안에는 경찰이 수사를 할 경우 검사의 통제를 받았으나, 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통과에 따라 권한이 커진만큼 통제를 할 필요가 있다는 뜻으로 요약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로펌 소속 법조계 인사도 통화에서 "수사종결 및 공소 내지 불기소권한을 갖고 있는 검사도 법무부 검찰국을 통해서 통제를 받아왔다"며 "검사에게도 통제를 안 받겠다, 정부도 우리를 통제하지 마라, 식의 주장만 한다면 어쩌겠다는 것이냐"고 말했다. 이 인사는 "군대에도 군경찰·군검찰·군판사가 있는데 독립성을 주장하느냐"는 말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정부·여당의 '경찰장악' 이라며 공세 강화를 예고했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아직 임명받지 않은 경찰청장 후보자가 전국 회의를 한 번 주도했다고 바로 현장 치안을 책임지는 서장을 해임하는 일이 가능하냐"며 "윤석열 대통령이 이 문제에 직접 올라탔다고 본다"고 말했다. 우 위원장은 "경찰장악 관련 기구를 원내 TF 수준에서 당 차원 기구로 격상해 확대 개편하고, 법률적 대응과 국회 내의 각종 현안 대응 등 다각적으로 경찰 장악에 대응하겠다"며 "경찰국을 설치해 경찰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를 철회하지 않는다면 더 큰 국민의 심판이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을 통해 "경찰청 설치에 반대한다고 경찰 간부들을 쿠데타 세력으로 매도하다니 윤석열 정부 정책에 반대하면 모두 적이냐"며 "권력의 길들이기에 어떠한 반발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전두환식 경찰 통제"라고 비판했다.
여야는 다음 달 4일 예정된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2라운드 공방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윤 후보자는 앞서 이날 서면 기자간담회에서 전국 경찰서장 회의와 관련해 "경찰청은 이번 총경급 회의와 관련한 국민적 우려를 고려해 지속해서 모임 자제를 사전 요청했다"면서 "경찰청장 직무대행의 지시 명령과 해산지시를 불이행한 복무규정 위반으로 판단해 류삼영 총경에 대해 한 지역의 치안을 총괄적으로 책임지는 경찰서장으로서 직무에 전념하기 어렵다고 판단돼 대기발령 조치했다"고 말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