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자산 부동산가격 하락 탓 톱10지수 줄줄이 신저가 경신 '이익 90% 배당' 안정성은 높아 전문가들 "저평가 구간 진입"
사진=연합뉴스
올초까지만 해도 주식시장의 조정 속에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방어주'로 각광을 받았던 국내 상장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들이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다.
저금리 시대가 끝나면서 리츠의 기초자산인 부동산 가격 하락 우려가 커졌고, 금리 상승으로 대출 이자 부담도 무거워졌기 때문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소에 상장된 리츠 종목으로 구성된 'KRX 리츠 TOP 10 지수'는 이날 977.98로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서만 6.95%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2%대로 상승한 것과 대조된다.지난 4월의 연중 최고가1249.96과 비교하면 21.76% 떨어졌다.
지수를 구성하는 ESR켄달스퀘어리츠, 제이알글로벌리츠, 롯데리츠, 신한알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등 10개 종목 중 대부분이 지난달 이후 줄줄이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리츠는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으로, 소액으로 부동산 투자의 이점을 누릴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실물자산인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해 가격 변동성이 낮고, 특히 물가상승기에는 상승분을 임대료에 반영할 수 있어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응이 가능하다.
하지만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에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높아진 조달 금리는 부동산 시장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자비용 상승이 배당 여력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리츠의 주가를 끌어내렸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리츠는 임대료 수익이 전년도 물가상승률에 연동해 증가함에 따라 인플레이션 방어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하지만 회기마다 발생하는 임대료 수입보다 담보대출 잔액이 크다는 점이 최근 주가 약세의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배당성향이 100% 이상인 국내 상장 리츠는 본업인 부동산 투자 시 대주단을 꾸려 자금을 조달한다"며 "조달 금리가 오르면서 기존 자산과 신규편입 자산의 기대 수익률이 하락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우려와 주가 부진이 계속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의 침체가 길어질 경우 투자자들은 배당이 안정적인 리츠에 다시 눈을 돌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리츠는 부동산투자회사법상 주가 변동과 상관 없이 이익의 90%를 반드시 배당해야 하는 까닭에 변동장에서도 안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또 최근엔 기초자산이 오피스뿐만 아니라 물류센터, 임대주택,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등으로 다양해져 원하는 자산을 골라 투자할 수 있는 점도 매력이다.
리츠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절세 혜택도 있다. 5000만원 이하로 3년 이상 상장 리츠에 투자할 경우 배당 소득이 2000만원을 넘어도 금융종합소득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세율은 15.4%가 아닌 9.9%(지방소득세 포함)로, 분리과세를 적용한다. 다만 이 제도는 내년말 일몰 예정이다.
리츠들이 저평가 구간에 접어들어 반등이 예상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장승우 대신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 경로의 변화에 따라서 추가적인 변동성이 나타날 수는 있으나,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 구간에 진입했다"고 판단했다. 그는 "안정적인 계약 구조와 우량 자산 비중이 높은 국내 리츠는 경기민감도가 미국 시장에 비해 낮은 만큼 경기둔화에 따른 임대 매출 감소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