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최근 SNS를 통해 밝힌 "블룸버그가 한국을 채무불이행이 가능한 국가로 보고 있다"는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 사실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추 전 장관의 발언은 사실일까.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추 전 장관은 지난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가 무능하고 부패할수록 부자들이 이용해 먹기는 더 쉬워진다. 블룸버그는 한국을 채무불이행이 가능한 국가로 보고 있다"며 "실제 지표가 외신 보도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관련 보도는 앞서 지난 14일 최배근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이후 온라인상에서 회자됐다. 당시 방송에서 최 교수는 "달러 강세가 되면서 신흥국과 개도국의 많은 파산 가능성이 얘기되고 있다"며 "블룸버그에서 국가 부도 가능성이, 파산 가능성이 높은 나라로 꼽은 50개국에 우리가 아는 가난한 나라들이 주로 포함됐는데 여기 한국이 포함됐다"고 했다.
하지만 실제로 블룸버그가 보도한 내용은 최 교수의 발언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최 교수가 라디오 인터뷰에서 언급한 8일자 블룸버그 기사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블룸버그는 '오늘은 러시아, 스리랑카. 내일은? 신흥시장 위기' 제하 기사에서 신흥 시장이 부채 증가와 성장 둔화, 금리 증가 등의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스리랑카와 러시아에 이어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큰 국가로 엘살바도르와 가나, 이집트, 튀니지, 파키스탄을 꼽았다. 여기에 케냐와 아르헨티나, 우크라이나도 취약국으로 언급됐다. 블룸버그는 이들 국가의 부채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기사 본문에는 한국에 대한 별다른 언급은 없다.
다만 블룸버그는 국제통화기금(IMF) 자료 등을 취합해 신흥국 50개국의 국채 취약성 순위를 매긴 표를 제시했다. 이 표에 따르면, 한국은 50개국 중 47위로 평가됐다. 앞순위일수록 위험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를 놓고 한국이 국가 부도 가능성이 높은 나라 50개국에 포함됐다고 해석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블룸버그는 기사에서 50개 개발도상국을 달러 채권 수익률과 신용부도스와프(CDS) 스프레드, 이자 비용, 총부채 등 4가지 측정 기준을 토대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스리랑카와 레바논, 러시아 등 최근 디폴트에 빠진 국가는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스콧 존슨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조사 결과와 관련, 50개국을 먼저 선정했고 취약성 평가가 그 뒤에 이뤄졌다는 설명과 함께 국가는 데이터 가용성에 기초해 선택됐다는 답변을 내놨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 대해 상당한 디폴트 위험이 있다고 가정했기 때문이 아니라 신흥시장 지수에 자주 등장하는 주요 경제국이기 때문에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