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량한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도 않고 생각하지도 않은 대상들이 나쁜 사람들 눈에는 보이고 장난거리의 대상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결국 '나쁜 놈이 몹쓸 짓하고, 도둑놈이 도둑질을 한다'는 속담은 틀린 말이 아니다. 공공의 기물을 파손하고 컴퓨터를 해킹해 수많은 선량한 시민에게 불편과 손해를 초래하는 사람들은 나쁜 짓을 하는 고약한 전문가들이다. 배운 학식과 기술, 지식을 제 배 불리는 이기적 목적에 쓰는 '곡학아세'의 전형이다.
일반 시민들은 교통신호를 제어하는 교통제어 BOX(함체)나 CCTV 폴(POLE)에 설치되어 있는 함체들을 보면 그냥 지나쳐 버리거나 관심조차 없다. 당연하다. 그러나 함체와 폴은 도시의 중요한 기반시설이다. 내장된 기기와 부품은 완벽히 보호돼야 한다. 그래서 방수와 방습, 용량에 맞는 방열 구조 등이 필요하다.
함체의 목적은 외부 충격에 대항해 내부의 장비를 보호하는 것이며 눈이나 비 등 외부환경으로 인한 부식에도 강하게 견디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접근이 허용되지 않는 사람의 접근을 막아야 하는 것이다. 함체도 스마트화 돼야 하는 것이다. 실시간 모니터링과 장애 발생 시의 긴급 출동, 효율적인 유지관리가 따라야 한다.
그럼에도 나쁜 짓을 하려는 못된 전문가들은 거리에 설치된 함체와 폴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오고 그 함체 안에 무엇이 있는지, 그것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 너무 잘 알고 있다. 카메라가 있으니 당연히 네트워크가 연결되어 있을거라 생각하고 쉽게 문을 따서 대충 살펴만 봐도 그들의 머릿 속에서는 "요것을 어떻게 해야 나쁜 짓을 할까?" "어떻게 가급적 많은 사람들에게 골탕을 먹일까"라고 궁리한다.
그들에겐 이 모든 것들이 너무 쉽다. 함체의 잠금장치는 현재 너무나 쉽게 열 수 있기 때문이다. 도둑놈들에게 쉽게 열리는 대문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보안이라는 것은 바로 첫째, 나쁜 일들이 일어나지 않게 예방하거나 예비하는 것이고 둘째가 나쁜 일이 일어났을 때 그 원인과 행위를 바로 추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기존의 함체들은 이런 부분에서는 완전 빵점이다. 너무나 쉽게 누구나 열 수 있는 보안에 무방비 상태인 것이다. 도둑이 들어오라고 대문을 활짝 열어놓은 것이나 매한가지다. 현재의 도시는 그 기능들이 매우 복잡다단하다. 회사들 또는 공공기관들이 들어서 있는 빌딩들과 사람들이 거주하는 거주공간들(단독주택, 아파트, 연립주택 등), 이런 것들을 연결해주는 차도와 인도, 사람들의 편의를 위한 전기, 수도, 가스, 통신망들로 구성되어 있다. 요즘은 시민의 편의와 안전을 위한 CCTV와 네트워크 망까지 더해지는 것이 기본이고 이런 시설과 기능들은 서로가 연결되어 있다.
정보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많은 자본들이 투입되고, CCTV 설치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그에 따라서 네트워크 투자와 저장공간 등 IT 투자에 공공, 민간 모두에서 막대한 자원이 투입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 아무도 신경쓰지 않고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들 가운데 보안에 가장 취약한 것이 수많은 함체들이다. 작은 함체의 문이 쉽게 열리고 그 함체 안의 작은 장비들이 파괴되고 잘못 조작되면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상상 이상의 엄청난 피해를 국가와 국민들이 보게 된다.
이제는 작은 쥐구멍 같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곳까지도 살펴야 할, 그런 섬세한 보안이 필요한 세상이 왔다. 함체의 보안을 위해서 관리자만이 개폐를 하고 승인해 줄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누가 문을 열었는지 문은 잠겨 있는지, 열려 있는지를 추적하고 상황을 알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함체안의 장비들과 잠금장치가 이상이 있을 경우 원격으로 관제센터에서 감지하고 제어할 수 있도록 의무 조치와 지침이 필요하다고 본다.
국가중요시설의 보안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때문에 교통, CCTV 등과 같은 함체 시설물들은 감독기관에서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