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에이치·교보스팩도 수익 양호
약세장에 대체 투자처로 눈길
전문가들 "합병 실패땐 큰 손실"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이 전반적인 침체기를 겪고 있는 중에도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들은 때 아닌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약세장에서 대체 투자처로 지목돼 투자 열기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유가증권시장시장에 상장한 '삼성스팩6호'의 이날 종가는 7300원으로, 보름도 채 안되는 새 265% 상승했다.

이 스팩은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2배에 시초가 형성한 뒤 상한가)'을 기록하는 데 이어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이어간 바 있다. 4거래일만에 2000원이던 주가가 6배 가까이 오른 1만1400원이 됐다. 의무보유 확약 비율이 높아 상장 후 유통 가능 물량이 전체의 절반도 안되는 수준으로 적다는 점을 감안해도 무서운 상승세다.

삼성증권이 상장시킨 또 다른 스팩인 '삼성스팩4호'는 이날 가격 제한 폭(29.91%)까지 오르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공모가 대비 267% 상승한 것이다. 한때는 1만1000원까지 오른 적이 있다.

증시가 조정기에 접어들자 상장을 준비 중이던 기업들이 스팩 합병을 통한 우회 상장에 나서며 스팩 상장도 늘고 있다.

올 들어 13일 현재까지 국내 증시에 상장한 스팩은 총 16개다. 시장에서는 올해 스팩 상장이 30건을 기록했던 지난 2019년 이후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제기되고 있다. 상장을 준비하는 스팩은 지금도 줄 지어 대기 중이다.

지난 달에만 '삼성스팩6호'·'엔에이치스팩23호'·'교보12호스팩'·'케이비제21호스팩' 등 4개 스팩이 상장했다. 삼성 스팩이 아닌 다른 스팩들의 수익률도 양호했다. '엔에이치스팩23호'와 '교보12호스팩'은 공모가 대비 각각 6%씩, '케이비제21호스팩'은 5.75% 올랐다.

스팩은 비상장기업의 인수·합병(M&A)을 목적으로 설립된 일종의 페이 퍼컴퍼니다. 비상장 주식회사가 증시에 쉽게 진입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스팩의 역할이다.

기업들은 우회 상장의 통로로 스팩 합병 수단을 이용하기도 한다. 수요예측 등의 절차가 없어 인지도 낮은 기업이 선호하는 방식이다. 통상 증시 침체기에는 스팩을 찾는 기업들이 더 늘어난다.

전문가들은 스팩 주가가 오른 뒤 투자를 결정한 경우 합병에 실패하면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하라고 전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스팩은 합병 결정이 주 재료인데 현재는 별다른 재료도 없고 합병기업을 찾기 전까지는 스팩 가치를 평가하는 건 거의 불가능한데도 몇몇 종목만 이상 급등 현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공모가와의 괴리가 커진 종목들은 상장이 실패할 경우 손실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스팩은 상장 후 36개월 이내 합병대상 기업을 찾아야 한다. 합병대상을 찾지 못하면 자동 상장폐지된다. 상장폐지시 보장되는 원금은 공모가인 2000원이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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