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3일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작년 8월 이후 약 10개월 동안 기준금리는 연 0.5%에서 연 2.25%로 1.75%포인트(p)나 뛰었다. 이에 따라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폭만큼만 올라도 이 기간중 가계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24조원 가까이 불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더구나 예상대로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0.50%p ~0.75%p 안팎 더 오르면 다중채무자, 20·30 세대,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과 최근 2년새 빚을 내 공격적으로 부동산이나 주식, 암호화폐 등을 사들인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족, '빚투'(빚으로 투자)족의 원리금 상환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기준금리가 높아지면 그만큼 은행 등 금융기관의 자금조달비용이 늘어나고, 결국 금융기관이 소비자에게 적용하는 금리도 올라갈 수 밖에 없다. 한은의 '가계신용(빚)'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가계대출은 모두 1752조7000원에 이른다. 5월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은 77.7%로, 2014년 3월(78.6%) 이후 8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은행 외 금융기관의 변동금리 비중이 같다고 볼 때 한은의 기준금리가 0.25%p 인상되고 대출금리 또한 그만큼만 오른다고 가정하면 산술적으로 가계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3조4046억원(1752조7000억원×0.777×0.25) 늘어난다. 더구나 빅스텝의 영향으로 대출금리가 0.5%p 뛸 경우 이자 증가액은 두 배인 6조8092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8월 한은이 사상 최저 수준(연 0.50%)까지 낮아진 기준금리를 15개월 만에 처음 0.25%p 올렸고, 같은 해 11월과 올해 1월, 4월, 5월 각 0.25%p 인상에 이어 이날 0.50%p 또 높인 만큼, 약 10개월간 늘어난 이자만 23조8323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앞서 한은은 작년 9월 기준 가계대출 잔액을 기준으로 기준금리가 각 0.25%p, 0.5%p 인상되면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이 2020년 말과 비교해 각각 3조2000억원, 6조4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대출자 한 명당 연이자 부담도 289만6000원에서 각 305만8000원, 321만9000원으로 16만1000원, 32만2000원씩 커진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이 결과를 바탕으로 추산하면 지난 10개월간 1.75%p 인상에 따른 1인당 이자 부담 증가액은 112만7000원 정도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지난달 24일 현재 연 4.750∼6.515% 수준이다. 작년 말(연 3.600∼4.978%)과 비교해 올들어 6개월 새 상단이 1.537%포인트나 높아졌다.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지표로 주로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가 연 2.259%에서 연 3.948%로 1.689%포인트 치솟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시장은 금통위가 연내 남은 세 차례(8·10·11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75∼3.0%까지 0.50∼0.75%p 더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이미 연 6%대 중반을 넘어선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상단도 올해 말께 연 7%대를 넘어연 8%에 근접할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금융위기 이후 약 14년 만에 경험하는 금리 수준이다. 이처럼 대출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초저금리를 활용한 '영끌'·'빚투'로 무리하게 자산을 사들인 대출자 중에서는 올해 말 연 상환액이 30% 이상 급증하는 경우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A은행의 대출자 사례 분석에 따르면, 회사원 B씨(신용등급 3등급)는 2년 전인 2020년 6월 17일 주택담보대출 4억7000만원, 신용대출 1억원 등 모두 5억7000만원을 은행에서 빌려 14억5000만원의 서울 서대문구 34평형(전용면적 84.93㎡) 아파트를 매입했다.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은 매달 30년 동안 원리금 균등 상환으로 갚기로 했고, 금리는 6개월마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에 따라 바뀌는 변동금리를 택했다. 신용대출의 경우 1년마다 대출기한을 연장하면서 일단 월 이자(금융채 6개월물 금리 연동)만 내는 일시상환식으로 받았다. 초기 6개월간 적용된 금리는 주택담보대출 연 2.69%, 연 신용대출 2.70%였다. 이에 따라 연 환산 원리금 상환액은 2554만5952원(주택담보대출 원리금 2284만5952원+신용대출 이자 270만원), 월 상환액은 212만8829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올해 6월 17일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는 각 연 3.61%, 연 4.41%로 높아졌다. 연 원리금 상환액은 2991만8223원으로 최초 대출 시점보다 17.1%, 월 납입액(249만3194원)도 36만4365원 늘었다. 시장의 예상대로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말까지 최소 연 2.75%까지 올리고, 이 상승분만큼 코픽스와 금융채 금리가 높아진다고 가정하면, 올해 12월에 적용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61%, 신용대출 금리는연 5.41%에 이른다. 이 경우 연·월 상환액은 3394만7544원, 282만8962원으로 2년 반 전보다 32.9%(840만1591원, 70만133원) 불어난다.가계뿐 아니라 소상공인(자영업자)을 포함한 기업들의 이자 부담도 커진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한은이 0.50%p 기준금리를 올리면 기업들의 대출이자 부담은 약 3조9000억원 늘어난다. 특히 중소기업의 이자 증가액이 2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6월 말 현재 기업대출(개인사업자 등 중소기업 대출 포함) 잔액은 673조7551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37조8672억원이나 증가했다. 이처럼 기업대출이 급증한 상태에서 대출금리는 빠르게 오르고, 9월 만기 연장·이자 유예 등의 금융지원까지 끝나면 한계기업이 속출해 대출 부실이 금융권 전체 건전성 위험으로 번질 우려가 있다.한은도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향후 금융지원 조치가 종료될 경우 잠재 신용손실이 현실화하면서 은행의 대손비용이 증가하고, 자기자본비율이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한은 분석에 따르면 정부의 금융지원으로 가려져온 기업 대출의 손실이 드러나면, 국내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은 최대 1.4%p 떨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문혜현기자 moone@dt.co.kr[표] 시중은행 대출금리 추이 ※ KB·신한·하나·우리은행, 채권정보센터 자료 취합
일반 신용대출 금리가 다섯 달 연속 오르면서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에 이어 마이너스 통장 금리가 어느새 연 5%를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빅스텝을 단행함에 따라 이자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서울 시내 한 외벽에 붙은 대출 관련 안내문. 연합뉴스
일반 신용대출 금리가 다섯 달 연속 오르면서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에 이어 마이너스 통장 금리가 어느새 연 5%를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빅스텝을 단행함에 따라 이자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서울 시내 한 외벽에 붙은 대출 관련 안내문.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1년 12월 31일
 2022년 6월 24일
 하단,상단 변동폭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기준)
 연 3.710∼5.070%

 연 3.690∼5.781%

 -0.020%p, +0.711%p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은행
채 5년물 기준)
 연 3.600∼4.978%

 연 4.750∼6.515%

 +1.150%p, +1.537%p

신용대출 금리(
1등급·1년)
 연 3.500∼4.720%
 연 3.871∼5.860%
 +0.371$p, +1.140%p
신규 코픽스 1.550% 1.980% +0.430%p
은행채 5년물(A
AA·무보증)
 2.259%
 3.948%
 +1.689%p
은행채 1년물(A
AA·무보증)
 1.731%
 3.296%
 +1.56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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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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