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왼쪽) 대구시장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홍준표 캠프 측 제공, 연합뉴스>
홍준표(왼쪽) 대구시장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홍준표 캠프 측 제공, 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바른미래당 시절 대 선배이신 손학규 대표를 밀어내기 위해 그 얼마나 모진 말씀들을 쏟아냈나"라며 "업보라고 생각하라"고 애증 섞인 한 마디를 남겼다.

홍준표 시장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앞으로 남은 정치 역정에서 지금 당하는 것은 약과라고 생각하고, 차분히 사태를 정리하시고 누명 벗기 위한 사법적 절차에만 집중하라"며 이같이 발혔다.

2019년 바른미래당 손학규 당 대표의 거취 문제를 두고 당시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었던 이 대표가 손학규 대표 퇴진을 요구하며 갈등을 빚었던 상황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 의원은 그러면서 "좀 더 성숙 해져서 돌아오라. 세월 참 많이 남았다"며 "나는 이 대표의 모든 점을 좋아한다"고 적었다.

앞서 홍 시장은 지난 8일에도 이 대표를 향해 "그간 지친 심신을 휴식기간으로 삼고, 대표직 사퇴하지 말고 6개월 간 직무대행 체제를 지켜보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라"고 조언을 건넸다. 이어 "정직 6개월간은 오로지 사법적 절차를 통해 누명을 벗는 데만 주력하라"며 "누명을 벗고 나면 전혀 새로운 이준석으로 업그레이드되어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나도 2017년 3월 탄핵 대선을 앞두고 억울하게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 엮여 당원권이 1년6개월 정지 된 일이 있었다"면서 "항소심 무죄 판결이 나오자 당에서 당원권 정지의 정지라는 괴이한 결정으로 당원권이 회복되어 대선후보 및 당대표를 한 일이 있었다"고 자신의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아울러 홍 시장은 "지난 대선 때 두 번에 걸친 이준석 파동을 중재하여 당 내분을 봉합한 일이 있었다"면서 "이번 당 내분 사태를 중재하는 중진의원이 한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은 참 안타깝다. 이제라도 중진들이 나서서 수습하라"고 촉구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한편,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이 대표는 최근 의미심장한 노래를 자신의 SNS에 올려 주목받았다.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애니메이션 '포카혼타스'의 OST인 '바람의 빛깔'(Colors of the Wind) 번안곡 유튜브 링크를 공유했다. 자연의 아름다움에 반하는 인간의 욕심과 다양성의 가치를 그려내 서정적인 분위기의 곡이지만, 중징계를 받고 벼랑 끝에 내몰린 이 대표의 정치적 처지와 맞물려 역설적으로 의미심장하게 해석될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가사는 '자기와 다른 모습 가졌다고 무시하려고 하지 말아요', '얼마나 크게 될지 나무를 베면 알 수가 없죠', '아름다운 빛의 세상을 함께 본다면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어요' 등 내용을 담고 있다.

그간 이 대표가 기성 정치인들과는 다른 튀는 화법과 행동으로 당내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왔고, 현재 고립무원의 처지에서 중징계 철퇴까지 맞은 상황을 노래 가사를 통해 에둘러 표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또 이 대표가 윤리위 징계 전부터 자신에 대한 폭로의 배후에 당내 친윤(친윤석열) 그룹이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온 만큼, 해당 노래를 통해 당내 주류 세력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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