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 타개에 힘을 모아야 할 급박한 시기에 한동안 국가 최고 권력층 공백이라는 정치적 위기 상황이라는 이중고를 겪게 된 것이다.
고타바야 라자팍사(사진) 스리랑카 대통령은 9일 밤(현지시간) 마힌다 야파 아베이와르데나 국회의장에게 오는 13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통령의 사임 의사 발표는 이날 반정부 시위가 격화한 가운데 각 정당 대표가 대통령과 총리의 사임을 공식 요구한 후에 나왔다.
경제난으로 정권 퇴진 요구가 거세지면서 마힌다는 지난 5월 초 이미 총리직에서 물러났고, 내각에 포진했던 라자팍사 가문 출신 장관 3명도 모두 사퇴했다.
일단 각 정당 대표는 이날 아베이와르데나 국회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추대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정당 지도부는 조만간 의회를 소집해 대통령 직무 대행을 공식 선출하고, 임시 거국정부 구성 및 선거 일정 발표 등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의 이 같은 협치 분위기가 얼마나 지속할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라자팍사 가문 퇴출이란 목표를 위해 정치권이 뜻을 모았지만 향후 권력투쟁 과정에서 다시 분열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협상에도 한동안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새 정부가 출범할 때까지 본격 협상이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그럴 경우 국민들은 생필품 부족과 물가 폭등에 더욱 시달릴 수밖에 없다.
스리랑카는 주력 산업인 관광 부문이 붕괴하고 대외 부채가 급증했다. 여기에다 지나친 감세 등 재정 정책 실패까지 겹쳐 최악의 경제난에 직면했다.
당국은 지난 4월 12일 '일시적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했고, 지난 5월 18일부터는 공식적인 디폴트 상태로 접어들었다.
당국은 IMF와 협상을 진행하면서 동시에 인도, 중국, 세계은행(WB) 등에서 긴급 자금을 조달해 '급한 불'을 끄고 있다. 박양수기자 ys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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