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의혹 해소… 계획 따라 실시" 월북 판단·소쿠리 투표 등 조사 정치감사 논란에 '사실무근' 반박
감사원 현판.<연합뉴스 자료사진>
감사원이 북한군 피살 해양수산부 공무원에 '자진 월북' 판단을 내린 해양경찰 등 당국, 3·9 대선에서 '소쿠리 투표' 논란을 일으킨 중앙선거관리위원회, KBS와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동시다발적으로 감사에 나섰다.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이 문제삼았던 전임 문재인 정부의 현안들을 중심으로 감사원이 감사 총대를 멘 셈이라 신-구 갈등 차원의 전방위 사정(査正)이라는 정치적 해석이 뒤따르고 있다.
감사원은 "정치적 목적이 아니다"라고 해명에 나섰다.
감사원은 6일 입장문을 내고 해경 등에 대한 감사와 관련해 "감사 계획에 따라 실시하고 있다"며 "국민적 의혹 해소를 위해서도 감사를 실시하고 있고, 이에는 어떠한 정치적 목적도 없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선관위,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등은 국민적 의혹이 큰 사안에 대해 감사원이 적극적으로 사실 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감사에 착수한 것"이라며 "세수 추계, 방통위, 행정안전부 감사는 이미 2022년 연간 감사계획에 반영돼 있던 감사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감사원은 지난 4일 중앙선관위에 다수의 감사관을 투입해 선거 업무와 회계 관련 자료를 요구하는 예비감사에 들어간다고 예고했다. 감사원은 지난 3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선관위의 확진자 사전투표 관리 부실 논란에 대한 직무감찰 계획을 보고한 바 있다. 선관위 측은 지난 4월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실 질의 답변을 통해 "대통령 소속 기관인 감사원이 선관위에 직무 감찰을 하는 건 헌법기관의 직무수행 독립성과 중립성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감찰 계획 관련 감사원 측은 "지난달 20일부터 자료수집에 착수했으며 이번 감사에서 선관위의 회계집행 뿐만 아니라 선거관리 사무 전반에 대해서도 신속하게 강도 높은 감사를 실시할 계획"이라며 "정식 감사 착수 시기는 자료수집 결과에 따라 유동적"이라고 밝혔다. 국회 국정감사 이후 실지 감사가 이뤄진다는 관측엔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감사원은 또 지난달 17일 해수부 공무원 고 이대준씨 서해상 피격 사건 관련 해경 등 당국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해경이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이씨에 대해 "자진 월북을 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없다"며 앞서 문재인 정부 시절 "자진 월북했다가 변을 당했다"는 중간수사 판단을 뒤집은 것이 계기가 됐다. 감사원은 감사 착수와 함께 이 사건을 특별조사국에 배당해 국방부와 해경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제출받았다. 이에 문재인 정부 시절 국방부·해경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 의뢰'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넒게는 '문재인 청와대'의 국가안보실도 감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세수 추계'의 경우 기획재정부의 최근 2년간 연이은 60조원대·50조원대 세수 과소 추계 논란에 관한 것으로 기재부 세제실 감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안전부와 방통위의 경우 기관 정기감사이지만 각 기관에 예민한 현안이 있어 감사 결과가 주목된다. 이외에도 감사원은 KBS 제1노동조합 등의 감사청구를 계기로 지난달 30일 KBS에 김의철 사장 임명 과정을 비롯해 기자 특혜 채용 등 8개 항목 소명서 제출 요구 공문을 보냈다. 행안부 내에선 치안감 인사 번복 사태 및 경찰국(가칭) 신설을 두고 사실상 여권과 경찰 측이 대립 중이며, 방통위는 여권의 퇴진 압박을 받는 한상혁 위원장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이 진행 중이다. 감사원은 연간 감사계획에 이미 반영된 내용에 불과하다고 선을 긋고 있다.
감사원 측은 "국가의 운영과 국민 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사항으로서 감사원이 꼭 해야 하고, 잘할 수 있는 일에 조직 역량을 집중하는 것은 감사원의 기본 임무"라면서 "사원이 전방위 사정 감사에 나섰다거나 감사 배경에 정치적 중립 논란이 우려된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한기호기자 hkh89@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