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이 매매가에 육박하거나 또는 능가하는 역전세 현상이 수도권과 지방 주요 도시들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들 지역은 비교적 낮은 아파트 매매가로 투자 바람이 불었으나, 전셋값은 오르는데 매매가는 하락하는 지역들이다. 세입자들이 전세 계약 만료 시에 전셋값을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부동산정보플랫폼인 아실에 따르면 7일 경기도 오산시 원동 D아파트(1168세대)는 지난달 6일 기준 77.35㎡(14층)가 전세가 2억5000만원에 계약됐다. 이 집은 지난 5월 18일 2억4700만원에 매매된 집이었다. 300만원의 마이너스갭이 생긴 것이다.

해당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87%에 달한다. 114동 77.3㎡(6층) 4월에 2억5000만원(6층)에 매매된 아파트가 5월 2억5000만원(6층)에 전세 계약이 체결되기도 했다.

인근 W아파트의 전세가율은 8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도 지난 4월 88.46(14층)는 전세가 2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집은 불과 보름 전에 2억2800만원에 매매된 집이다. 전세가율이 96%에 달했다.

수도권에서는 오산(73%)과 용인 처인구(78%), 이천시(83%), 여주(81%) 등 일부 지역에서 전세가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KB부동산데이터허브에 따르면 지방에서는 경북(78.6%), 충남(78.9%), 충북(77.0%), 강원(76.8%), 전남(75.5%), 경남(75.4%)에서 광역시 가운데는 울산(73.9%) 등에서 전세가율이 높았다.

전세가율이 높게 나타나는 현상에 대해 업계에서는 매매가격 하락율이 전세가격의 하락율보다 높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으로 해석한다. 지난해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은 8.25% 올랐다. 반면 올해는 누적 하락률은 -0.44%를 기록했다. 전세가는 지난해 4.45% 오른 반면 누적 하락률은 -0.63%를 기록했다. 지난해 매매가 인상률은 전세가에 두 배에 달해, 올해 절대금액 하락액 수준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의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경기도 아파트가격은 올해들어 -0.5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6일 기준 올해 상반기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사고 금액은 3407억원으로 이는 상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에 해당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에 주택가격이 높으니 수도권으로 세입자들이 밀려나면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수도권 규제와 금리 인상으로 세입자들이 자금조달이 어렵고, 반면 주택 가격은 하락하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이런 현상은 앞으로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실수요자들은 전셋집을 구할 때 구하려는 집의 매매가격을 꼭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이민호기자 lmh@dt.co.kr

한국부동산원의 2022년 7월 첫째주 아파트 가격 동향. 주간 전세가격 변동률(왼쪽), 주간 매매가격 변동률(오른쪽) 매매가격의 하락세가 전세가격 하락세 보다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한국부동산원의 2022년 7월 첫째주 아파트 가격 동향. 주간 전세가격 변동률(왼쪽), 주간 매매가격 변동률(오른쪽) 매매가격의 하락세가 전세가격 하락세 보다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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