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호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테라·루나 사태의 파장이 심상치 않다. 지난 5월 초 테라-유에스디(Terra- USD, UST)와 루나(LUNA)를 발행하는 '테라 네트워크'가 순식간에 붕괴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스테이블 코인인 UST가 달러화에 연동된 가치를 유지하지 못하는 현상, 즉 '언페깅'(unpegging)이 발생하자 시가총액 10위 안에 들었던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는 순식간에 가치가 폭락하면서 휴지조각이 되어버렸다.
이렇게 테라·루나 '뇌관'이 터지면서 전 세계 가상화폐 시장은 쑥대밭이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모든 것이 무너졌다"며 "테라가 디파이(DeFi, 탈중앙화 금융) 세계에서 애정의 대상이었으나 '죽음의 소용돌이'(death spiral) 현상을 피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테라·루나 폭락의 파장을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촉발된 2008년 금융위기와 비교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국내 투자자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그러나 당국은 동향 파악 외에는 별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실정이다. 그동안 가상화폐를 인정하지 않아서 '필요한' 법규마저 도입되지 않은 탓이다.
저자는 테라·루나 사태를 규제당국이 우려하던 디파이, 스테이블 코인, 가격 변동성이라는 세 가지 문제점이 결합된 완벽한 실패 사례로 본다. 이번 사태로 '변죽 울리기' 정도에 머물러 있던 규제와 감독이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는 코인 생태계의 발전을 가로막을 수 있지만, 장기적 번영을 보장하는 건전한 제도적 기반을 확립하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고 분석한다.
'비트코인의 방법'(2021), '탈중앙화와 크립토 시스템'(2022)에 이어 저자의 '코인 3부작' 대미를 장식하는 책이다. 향후 가상화폐 시장의 변화가 궁금한 독자라면 일독을 권한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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